성우, 성은아,
아빠는 다음주 화요일(8. 9) 이임식 및 전역식을 하게된다. 사관학교 입교이후 약 32년간의 군생활을 마무리짓는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구나. 돌이켜보면 아빠의 의지대로 잘 굴러가지 못하고 좌절하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도 많았던 군생활이었다. 무엇보다도 너의 엄마를 만나 너희 둘과 늦둥이 성빈이를 얻어 아빠의 삶에 활력과 기쁨을 준 점은 큰 축복이었다. 엄마가 시댁과의 관계에 힘들어하고 또 아빠와의 성격 및 가치관의 차이점때문에 간간이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긴 인생을 볼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볼때 아빠, 엄마와의 관계는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부부관계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주면 좋겠구나. 엄마는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큰 버팀목이었다. 그러한 엄마에 대한 나의 생각들은 아빠의 블로그에 일부 담겨져 있고 아빠가 사회에 나가서도 그러한 단상들을 기록해나갈 생각이단다. 아빠의 블로그 이름은 " 자식 농사 이야기"다. 자식들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흙과 자연의 노래인 농사이야기도 담아나갈 생각이다. 자식키우기와 농작물 키우기는 일맥상통한 우리의 삶에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아빠는 너희들이 소중한 너희들의 삶을 잘 키워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성우는 이제 마지막 학업을 앞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잘해주기를 바란다. 진로와 관련하여 너무 조급하고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말고, "네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수 있고, 보람을 찾을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면 답이 나올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보다 폭넓은 사고를 가져주기 바란다. 오늘 신문을 보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다음주 한국을 방문하여 참석하는 인천송도에서 열리는 유엔공보처와 인천시가 주최하는 "세계모의유엔회의"에 우리나라 대학생, 중고생들 1,000여명이 참가신청을 했다고 하네. 인터넷 모집을 했는데 단 18분만에 신청접수가 마감되었다고 보도되었다. 이것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향한, 국제기구를 향한 무한한 희망과 비전을 갖고 있다는것을 말해준다. 아빠는 성우가 보수와 조건만을 생각하는 좁은 울타리에 갇히지말고 세계를 향한 비젼을 품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구나. 네가 스위스에서 경험한 국제기구의 일들과 호텔경영, 투어리즘, 기타 비즈니스 모든 분야가 상호 연관되어있는 글로벌한 네트워크 세계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너의 사고를 보다 폭넓은 세계로 확장할수 있고 따라서 지식을 쌓기위한 노력도 열심히 하게될것이라 생각한다. 모든현상과 사건들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는것이 그 출발점이 될것이다. 사람에 대한 배려심과 겸손함을 잃지말고 부단히 책을 읽으며, 인터넷 정보를 놓치지말고, 메모 기록하는 습성 습관화가 참 중요하다. 너는 큰 인물이 될것이다. 엄마가 너를 가졌을때 아빠의 꿈에 그러한 너의 모습이 그려졌기에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그 꿈이 반드시 실현될것이라 확신한다.
성은이는 더이상 나무랄데가 없다. 우선 깨끗한 심성과 네 혼자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큰 힘이 되고있기에...아빠는 성은이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오빠보다 잘해주지 못하고 타박을 많이 했기에...아빠로서 딸에 대한 살가운 사랑을 주지못한것 같아 항상 마음에 걸린다. 일본에 너혼자 던져둔것 같아 지금도 걱정이 되고. 앞으로 아빠가 사회에 나가면 너와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구나. 미래와 관련하여 잘 해나가겠지만 한가지만 명심해주면 좋겠구나. 여자의 삶은 남자의 만남에 좌우된다는것을...여자는 자식 낳고 키우는 행복이 자기 삶의 전부다. 물론 자식키우면서 자기의 독자적인 세계를 개척하는 커리우먼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인 여자들의 삶의 모습은 그러하다는것이 아빠의 생각(편견일수도 있다)이다. 그래서 성은이는 앞으로 만나는 이성들에 대해 깊은 성찰과 섬세함이 더해지면 좋겠고, 우리 모든 가족들이 함께하는 그러한 만남이면 더욱 좋겠다. 성은이는 아빠보다 더 글솜씨가 뛰어나다. 편지를 받을때마다 느끼는 아빠의 소감이다. 풍부한 독서력에서 나오는 결과이고 너의 큰 장점이다. 그 점을 잘살려 너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면 좋겠구나. 사랑한다 성은아...
아빠가 오늘 시간이 나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적었다. 아빠는 전역후 약 보름동안 휴가기간이 있다. 그 기간중에 성빈이와 물놀이, 가보지못한곳 여행도 할 생각이다. 여행소감을 블로그에 올려보고 싶기도 하기에... 울릉도와 독도도 다녀올 생각이다. 사진 많이 찍어서 미니 홈피에 올려줄께.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
- 2011. 8. 3(수) 사무실에서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