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일지 25

고구마 수확

고구마 수확 지난 5월 26일 심은 고구마 모종 (총 205주, 4이랑)이 장렬하게 전사하지 않고 용케 살아 남았네요. 일부는 불리한 전황 때문인지 작고 비실비실한 모습, 일부는 충분한 전투근무 지원으로 살이 쪄서 귀환. 2이랑의 전장에서 얻은 전과는 총 4Kg 짜리 Box 5.5박스. 비실한 모습으로 생환한 놈은 밥 위에 쪄서 먹으면 맛이 있을 듯. 전투가 거의 끝나 재편성 중인 남은 2이랑 전장에선 어떤 전과가 있을지.. 늙은 호박, 애호박, 빨갛게 익은 고추, 푸른 풋고추, 고구마 줄기 등 추가 노획물이 있어서 올해 농사전투는 그런대로 승전보. 모든 것이 탁월한 은퇴 목사님의 지휘력과 정성의 산물. 전 모종 파종과 수확 때만 전선으로 파견. 하지만 과도한 포상을 주시네. 남은 2이랑 전선에도 지원 ..

농사 일지 2024.10.05

인문학과 농사

인문학과 농사 인문학(人文學, humanities)은 자연과학(自然科學, natural science)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로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지칭한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인 것에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제반 문제를 연구의 영역으로 삼는다.(출처 : 백과사전) 물과 거름, 햇빛의 힘을 받아 땅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농사는 인문학인가, 자연과학인가? 오늘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감자를 캐면서 농사의 학문적 본질, 성격에대해 뜬금없는 질문을 해본다. 농사가 자연현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분명 자연과학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예로부터 농부들이 콩을 심을 때 콩을 세 알씩 심어 콩 한 알은 하늘이, 한 알은 땅이, 나..

농사 일지 2024.06.21

5월의 배미 농장

5월의 배미 농장 어젠 형님이 지난 주에 심은(고추모종 116주) 고추밭 옆에 고구마를 심었다. 통상 5월 초에 고구마 모종을 심기에 좀 늦었다. 4이랑에 고구마모종 총 205주를 심고, 남은 땅엔 손이 더 가는 참깨모종 600주를 형님, 처형과 함께 심었다. 묵혀두었던 땅 200여 평에 고추, 고구마, 참깨를 심으니 땅이 기운을 듬뿍 받아 다시 살아난 느낌이다. 바로 옆 보리수 나무엔 싱그러운 녹색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고 호두나무도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한다. 노지 딸기가 빨갛게 잘 익었다. 크기는 다양하지만 당도가 참 좋다. 비가 오기 전 모두 땄다. 무침이 맛있다는 방풍나물도 뜯었다. 옆 감자밭엔 노란 꽃이 예쁘게 피었다. 비닐멀칭 후 심은 토마토, 오이, 완두콩, 당근, 가지, 쪽파도 잘 자라고 있..

농사 일지 2024.05.26

돌 걷어내다

돌 걷어내다 형님이 농장으로 불러주셔서 '잘 됐다. 가서 일 도와드리고 쑥도 캐고..' 농사 제대로 배울 생각 부족한 가짜 농부는 엉뚱한 궁리만 한다. 농장에 오니 이미 비닐멀칭한 일부 밭에 심은 오이, 가지, 옥수수, 당근, 토마토, 완두콩, 상추, 쑥갓은 어느새 꽤 자랐다. 노지에 심은 딸기도 노란색을 띄며 열리기 시작했다. 올해도 당도 좋은 딸기 세이크를 맛볼 수 있을 듯. 형님은 지난 해 농사를 지었던 넓은 땅은 올핸 쉬게하고, 묵혀두었던 땅 200여 평에 고추와 고구마를 심겠다며 트렉터에 올라타셔서 금방 땅을 다 갈아 놓으신다. 나온 돌을 걷어내어 밭 밖으로 옮겨 놓는 것은 가짜 농부인 나의 임무. 앞으로 2주내 고추와 고구마 모종을 심어 10~11월에 수확 예정이란다. 작년에도 고추를 엄청 많..

농사 일지 2024.05.05

솎아낸 알타리무우

솎아낸 알타리무우 오늘따라 야생 국화 향기가 짙은 배미마을 농장. 김장배추는 그새 무성하게 자랐다. 크기가 들쭉날쭉인 알타리무우를 많이 솎아냈다. 두 달 전에 김장배추와 함께 심은 무우는 5개만 뽑았다. 고추 지지대와 말뚝을 전부 제거한 고추밭을 빗자루로 쓸고 그 두둑에 또 쪽파를 파종했다. 고추밭을 비로 쓸면서 문득 어제 읽은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나오는 일부 글이 떠오른 이유는? 1970년과 1971년에 쓰신 '잊을 수 없는 사람'과 '미리 쓰는 유서'라는 제목의 짧은 두 글. '잊을 수 없는 사람'은 법정스님이 출가한지 얼마 안되었던 시기에 쌍계사에서 짧은 기간 함께 불도를 수행한 도반(道伴)으로서 이승에선 짧은 生을 사신 수연(水然) 스님에 관한 글. 찬(饌)과 국을 맛있게 요리하고, 언제나 말..

농사 일지 2023.11.01

고구마 캐기

고구마 캐기 지난 5월 20일 모종을 심은 고구마를 캤다. 약 5개월만이다. 중간중간에 무성하게 뻗은 줄기를 따서 영양분이 뿌리로 가도록 했건만 생각보단 알이 크지도 않고 수확량도 적었다. 그래도 좋아하는 고구마순 볶음 반찬을 자주 해먹었기에 큰 만족 다소 늦은 시기인 9월초에 파종한 김장배추는 불과 1개월만에 엄청 자랐다. 무우도 제법 알이 굵어지고 있다. 대파와 쪽파도 잘 자라고 있고, 고추가루도 충분히 확보했으니 올해 김장은 먹을 만큼만 담으면 되겠다. 갓김치도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여수 갓김치 흉내도 낼 수 있을 듯하다. 젓갈이 중요하니 광천장에나 가볼까.. 쪽파는 11월에 김장배추와 함께 수확후 다시 씨앗을 심어 겨울중 얼어도 내년 봄에 파릇파릇 싹이 올라와 재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니 11월에 남..

농사 일지 2023.10.08

김장배추, 무우를 심다

김장배추, 무우를 심다 김장배추 모종은 주로 8월 하순~9월 초순에 심는데 조금 늦었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기에 큰 문제는 없다고한다. 가지, 오이, 일부 고추를 걷어낸 땅에 20Kg짜리 비료 2포대, 퇴비 14포대로 땅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형님은 로터리로 땅을 갈아엎고 두둑 만들기와 비닐 멀칭을 동시에 완료하셨다. 배추모종 265개, 무우 200구덩이(한 구덩이에 씨 4~5개씩), 쪽파도 2두둑에 심었다. 콩알보다 작은 무우씨가 자라 2~3개월만에 큰 무우가 된다는게 참 신기하다. 놀라운 자연의 신비다. 시기적으로 늦은 파종이지만 땅을 잘 다스렸기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ㅎ 고추는 따도 따도 끝이 없다. 벌레 하나 먹지 않고 싱싱하다. 붉은 고추는 씻어 건조기에, 고추잎도 버리지않고 다듬는..

농사 일지 2023.09.19

고추와 고구마순 따기

고추와 고구마순 따기 벌레 하나 먹지 않은 싱싱한 고추가 엄청 열렸다. 이미 빨갛게 익은 고추는 씻어 건조기에 들어 갈 준비. 지난 주에 일부 딴 고구마 순을 또 딴다. 더 가지를 뻗고 잎도 커져 중심 줄기를 남기고 낫을 든 손을 빠르게 움직여도 끝이 없다. 처형은 아무래도 9월 고구마 수확 시 마지막 순을 따야겠다고 말씀하신다. 작년에도 가까운 동네 분들이 그때 오셔서 가져가셨다고. 8월 중에 김장배추와 무우를 심어야 하는데 늦었다고 한다. 고추밭, 고구마밭이 아닌 이미 수확한 깨밭 빈 공간에 배추 모종과 무우 씨를 파종할 예정이라하니 그나마 다행. 은퇴 목사님의 농사는 과학과 예술의 경지. 농기계를 능숙하게 운전하시고 시기를 놓치지않고 거름과 영양제를 먹이면서 땅을 잘 다스리신다. 무엇보다도 땅과 작..

농사 일지 2023.08.30

고구마순 따다

고구마순 따다 지난 5월 20일 심은 고구마 모종이 엄청 자라 줄기가 길게 갈래갈래 벋고 잎도 무성하다. 순을 바로 따 주지 않으면 9월말 쯤 수확 예정인 고구마 알이 굵지도 않고 맛도 덜하다고.. 고구마도 그러하지만 고구마순 볶음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어릴 적 어머니가 자주 해주셨다. 살짝 삶아 양념으로 소금, 간장, 들깨 약간만 뿌렸는데도 나에겐 별미였다. 학교 도시락 반찬으로도 맛있게 먹었다. 모종 207개 심었는데 너무 많이 심었나? 심은 면적 1/10 도 따지 않았는데 큰 비닐 봉지와 바구니가 넘친다. 가지, 노각, 오이, 고추도 많이 땄다. 해마다 적은 노동을 투입하는 나에게 풍성함을 안겨주는 처형네 밭이 고맙기만 하다. 20230813, Song s y

농사 일지 2023.08.15

감자 수확

감자 수확 5월에 심었던 고구마는 초록 잎이 무성하고 줄기도 여러 갈래 실하게 자랐다. 몇 군데 잡초만 제거해 주었다. 9월 수확이 기대된다. 3월에 심은 감자를 캤다. 알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썩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창 크고 있는 오이와 고추 몇 개를 땄다. 싱싱한 오이는 샐러드로 먹으면 맛이 있을 것같다. 고구마밭 옆 참깨와 옥수수도 초록잎과 줄기대를 하늘 높이 뻗으며 잘 자라고 있다. 처형네 귀한 노동의 손길,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배미마을 농장^^ - 감자 - 남미 안데스가 고향. 맹금 콘도르가 병든 양(羊)을 먹고, 인디언의 후예들은 주전자같은 그릇에 담긴 잘 익은 감자를 먹고. TV에서 본 적이 있지. 토란 같이 작은 그들의 주식, 인디언 감자. 바위와 돌밭이 무..

농사 일지 202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