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114

능파대(凌波臺)

능파대(凌波臺)TV에선 연일 美의 관세정책으로 많은 나라가 긴장하고 있고, 국내에선 여러 범죄혐의로 재판중인 당대표 방탄을 위해 난폭하게 휘두른 줄탄핵이 모조리 기각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어지럽고 정상적이지 않은 세상사이지만 위기속 기회가 공존하고, 전쟁 후 평화가 찾아들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오늘에야 삼척 능파대(추암 촛대바위)에 왔다. 지난 해 11월 28일 첫눈(初雪)이 내렸을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허한 마음에 단원이 화폭에 담았던 이곳을 찾고 싶었다. 능파대는 지질학적으로 라피에(석회암이 지하수의 용식작용으로 형성된 암석 기둥)가 파도에 의해 자연적으로 물밖으로 드러난 해안 기암지대이다. 세조 때 강원도 체찰사였던 한명회가 이곳을 찾았을 때 하늘로 솟아오른 바위들이 마치 '물결..

여행스케치 2025.03.16

진주(晋州)

진주(晋州)진주는 참 인연이 깊은 곳. 어머니가 나를 잉태한 곳인데 38년이 지나 내가 이곳에서 지휘관을 했다. 당시 늦둥이 성빈이가 태어나 우리를 기쁘게 했는데 어느새 25년 세월이 훌쩍 지나 성빈인 이곳 은행에 취업하여 금년 1월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내는 유모차에 성빈이를 태워 촉석루, 진양호를 자주 찾았다는 이야기를 가끔 했다. 설명절을 맞아 늦둥이를 격려코자 내려와 그 옛 추억의 장소를 찾아본다. 지리산에서 덕천강, 경호강 물이 흘러 모이는 진양호는 늘 푸르고 웅혼한 느낌을 준다. 인공호이지만 산 정상에 불쑥 솟은 日 아오모리 도와다 칼데라 호수처럼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한다. 오늘 같이 맑은 날씨엔 저멀리 웅석봉과 천왕봉도 보인다. 어린 성빈이를 안고 동물원과 물(水)박물관을 방문했던..

여행스케치 2025.01.29

사천 선진리성(船津里城)

사천 선진리성(船津里城)시마즈 요시히로는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의 조선 수군을 궤멸시켰고 노량해전에선 전선 500여 척을 이끌고 순천 왜성에 고립되었던 고니시를 도운 인물이다. 왜군은 임진, 정유재란간 웅천, 울산, 순천 등주로 조선 해안지역에 약 30여 개의 성을 쌓았는데 칠천량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시마즈는 남해 창선에 왜선을 주둔시키면서 인근 사천 선진리에 성을 쌓았다. 그를 비롯한 왜 장수 10여 명이 주도하여 당시 토성이었던 선진리성을 돌로 축성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늘 이 선진리성에 처음 와 보았다. 사천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Km 이격된 위치, 야트막한 구릉에 그렇게 높지않은 축성이다. 서쪽은 도로를 낀 벼랑으로 사천만 바다와 접해있다. 배로 창선까지 수시로 전투근무지원을 할 수 있는 여..

여행스케치 2025.01.28

빛의 마술사

빛의 마술사 오늘부터 한 달간 구파발 롯데몰 아트 전시관에 친구의 작품들이 전시되는군요. 초청을 받아 가서 감상해봅니다. 지금까지 친구는 서울과 고향 포항, 가족의 고향 마산에서 총 7회 전시회를 열었고 오늘은 8번 째 인데 이전의 작품 몇 점을 포함하여 총 20여 점이 전시되었군요. 이번에 그린 그림을 중심으로 감상해보는데 친절하게 유화를 그리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역사학자이면서 시인, 수필가, 화가인 친구의 인문학 세계에 감탄할 뿐입니다. 특히 유화 그림은 그리는 공간에 빛이 머무는 시간대에 빛과 공감해서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작가의 정신 세계가 어디에 있어야하는지 생각케해준 화가 친구. 올해 그린 작품 중심으로 몇 점 올려봅니다. 20240921, Song s y

여행스케치 2024.09.22

제주 바다

제주 바다 제주도가 고향인 어느 시인은 "제주 사람이 아니고는 진정 제주 바다를 알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제주 바다엔 우리가 알 수 없는 제주 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모습, 역사와 설화적인 존재가 있는 모양이다. 제주 바다를 느끼기위해 하멜 일행이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난파하여 상륙한 지점인 용머리해안에 왔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산방산 아래엔 하멜 기념비도 있다. 바다로 나가보면 제주 사람이 아니더라도 제주 바다를 알 수 있을까? 마침 화순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이 있어서 바다로 나가본다. 한 시간 선상유람에서 보고 느낀 점. 멀리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가 보이는 이곳은 대양으로 나가는 출구, 수많은 해식 동굴과 주상절리로 이곳이 화산섬임을 말해주는 곳, 깊은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절경의 용..

여행스케치 2024.08.14

해 청록파 시인 박두진은 안성 사람. 자연과 생명, 저항속 희망을 노래한 시인. 금광 호수 물을 따라 고개를 넘어 혜산정(혜산은 그의 號다)에 이르러 그의 문학길을 좀 더 걸어본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생각나는 그의 시 한 구절. 어제도 해가 솟았고, 내일 또 붉은 해가 솟아오름에 우린 희망이 있고 행복한 사람. - '고독(孤獨)의 강(江)' 중에서 - 빛에서 피가 흐르는 강 고독이 띄우는 찬란한 꽃불은 밤이다. 짐승과 짐승들이 일으키는 내일의 종말(終末)을 위한 끊임없는 교역(交易), 도마 위 푸른 칼 앞에 움직일 수도 없이 눕는 평화(平和)와 자유(自由)여. 박두진 20240608, Song s y

여행스케치 2024.06.08

2024 봄 삼구회 정모

2024 봄 삼구회 정모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살리는 3대 산으로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을 꼽는다. 많은 명산들 중에서 왜 이 3산을 그렇게 부르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직접 발로 밟은 분들의 평가이기에 그 느낌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 우린 6월의 더위가 오기 전 고향과 수도권에서 딱 중간 위치에 있는 소백산을 택했다. 죽령 넘어 영주에 잠자리를 정하고 소백산 자락길을 걷고 부석사의 멋을 느껴보기로 했다. 참석이 가능한 16명의 친구들이 6개월만에 모였다.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3끼 밥을 함께 먹으며 부석사 탐방과 소백산 자락길 걸음을 통해 이 고장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가져가면 좋겠다. 첫날 오후, 유서깊은 부석사에 왔다. 전국 ..

여행스케치 2024.05.20

보령(保寧)

보령(保寧)"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당신의 피 속으로뛰어든나는소금인형처럼흔적도 없이녹아 버렸네"류시화의 시(詩), '소금인형'이다.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드는 일,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 같다. 또 이 세상에 우리가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누군가, 무엇인가 나를 위해, 싱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소금인형'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그 짠 소금인형을 알기 위해, 바다의 깊이를 느끼기 위해 보령으로 간다. 지난해 1월 29일엔 보령 광천읍에 위치한 오서산(烏棲山)에 갔었다. 충남의 등대로 서해바다에서 도드라지게 보이며 산 능선을 따라 군락을 이룬 억새가 무척 아름다운 산이었다. 겨울이었기에 하얀 눈이 덮힌 쉰질암..

여행스케치 2024.04.28

반나절 단양 구경

반나절 단양 구경단양에 오니 장날이다. 마늘석갈비, 마늘빵, 마늘닭강정, 마늘떡갈비, 마늘정식 등 식당마다 마늘 음식이다. 단양도 남해 이상으로 마늘산지인 모양이다. 점심으로 마늘석갈비를 먹었는데 향이 독특하고 매운맛이 강했다. 하도 마늘 음식이 많아 검색해보니 "내륙산간 석회암지대인 단양은 밤낮 간 일교차가 심하여 마늘 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생산되는 마늘은 육쪽인 것이 가장 큰 특징" 이란다. 식사 후 장터 구경을 하면서 아내는 오가피순과 마늘빵을 산다. 쌉싸름한 오가피나물 무침이 맛있단다. 마늘빵은 간식으로 먹으면 좋고. 산수가 빼어난 단양의 비경 중 으뜸은 도담삼봉이라. 갈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라서 그런지 수량은 풍부하지 않으나 물 흐름은 유려하다. 건너 마을에서 걸어나온 사람이 배를..

여행스케치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