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리워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편지 혹은 엽서를 안 쓰고 지낸 지
몇 해가 지났다
생각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애써 기억의 밭에 파종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길 건너편의 가구점 앞에서
낡은 가구를 부수고 있는 가구점 직원들,
그리움도 세월이 흐르면 저 가구처럼 낡아져
일순간 부숴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낡은 가구처럼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 김충규, 시 '우체국 계단' 중에서 -
기억도 낡은 가구처럼 부숴버릴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은 기억은 왜 자꾸만 되살아나서
힘들게 하는 것일까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서
때로 추억을 반추하며 사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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