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판에 진열된 간고등어
큰놈이 작은놈을 지그시 껴안고 있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던 수많은 인연 중에
전생이 부부였던지 죽어서도 한 몸이다.
부부로 함께 산다는 것이
고행임을 저들은 알고 있는지
겹으로 포개진 팔 지느러미로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가슴을 보듬고 있다.
죽어 이제야 온전히 이룬 부부의 연을
묵묵히 받아내는 모습이다.
눈동자엔 푸른 파도가 출렁였지만
배를 열어보니
아내처럼 텅 비어 있다.
마지막까지 온전히 보시해야
열반에 드는 것인지
소금사리
와스스 쏟아진다.
- 오영록 님, '고등어자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