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제비꽃
봄이 오면 찾아가는 제 고향 뒷산에
저만 알고 있는 노랑제비꽃 군락지가 있습니다.
꽃샘바람 매운 산기슭 묵은 낙엽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환하게 웃고 있는 노랑제비꽃.
그 귀여운 모습 보고 싶어 봄마다 찾아가지만
무작정 찾아간다고 아무 때나 만날 수는 없습니다.
어느 때는 너무 일러 꽃이 피지 않았고
어느 때는 너무 늦어 이미 지고 없습니다.
사람처럼 미리 약속하고 만날 수도 없는 꽃이라
어쩌다 못 만나고 돌아설 때면 허탈한 마음에
죄 없는 노랑제비꽃을 원망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을 내려오며 곰곰 생각해 보니
순전히 때를 맞추지 못한 나의 잘못이었다는 뉘우침과 함께
때를 맞춘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일 모레는
그리운 사람들 모두 만나는 즐거운 설날입니다.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일 없도록
그리운 사람 모두 만나 서로 정을 나누며
노랑제비꽃처럼 환하게 웃는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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