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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섬

도보사랑 2024. 4. 1. 15:25

조용한 섬



땅끝에서 올라온 고구마 한 개
빛도 없이 구석에서 떡잎을 키우고 있다

먹는다 먹는다 하면서 잊어버린
조용한 섬은

얼마나 몸을 짜냈을까
물을 담아 터를 창가로 옮긴다

푸석한 얼굴이 햇살을 받아먹고
붉은 힘줄이 돋아난다

투명한 물속에서
솜털 같은 뿌리가 파르르 떨리고
물관의 젖줄로 입술을 적시는 잎들

- 한영희, 시 '조용한 섬'


관심은 사랑입니다.
뒤처지거나 눈에 별로 들지 않았던
사람이나 동식물에게 주는 관심이
그를 다시 일어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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