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

믿음

도보사랑 2011. 4. 2. 17:00

 

 

 

    믿음

    하루가 저무는 시간, 난 그대에게 얼마나 겸손하였는지 생각해봅니다.
    흐르는 강물, 떨어지는 낙엽에 그대 그리움을 통해 성숙해진 나의 마음을
    얼마만큼 실어 보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래야 저 먼 바다와 맞닿은 곳에서 견고한 땅을 딛고 서있는 그대가
    나를 반겨주는 모습을 상상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성숙한 내 마음이 그대안에 존재할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때론 그대 향한 간절함으로 열 두마디 촛불로 하얀 밤을 지샌다해도
    이 세상에 함께 있음을 감사해하고 그대안에 내가 흐트림없는
    자세로 존재할 때 그대는 사랑보다 더 깊은 평온을 느낄 것입니다.

    그 평온은 새벽이 오는 시간, 나에게도 말할 수 없는 충만과 환희로
    다가올수 있습니다.
    보지않고 말할수없어도 그대가 내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쁨의 시간이 됩니다.
    이렇게 사랑은 내가아닌 그대가 서있는 위치에서 찾을 수 있는 소박한 느낌입니다.
    그대 영혼의 안식처에서만 함께 머무를수 있는 작은 기쁨입니다.

    나에게 한가지 염원이 있다면 그 기쁨을 오래동안 간직하는 것입니다.
    그대의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도록 기도로서
    매일 축원하면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난 믿고 있습니다.

                                                                                  - 2001. 10.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