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일지

처음으로 텃밭을 만들다.(2011. 10. 30, 일)

도보사랑 2011. 10. 30. 21:14

오래전부터 숙원이었던 나의 텃밭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원아파트 옆 철마산 올라가는 길에 조성된 사원들 텃밭중 오래동안 묵어있던 조그만 밭을 비공식적으로 분양받았다. 나의 마음의 양식과 노동의 기쁨과 자연의 숭고함을 느낄수있는 공간으로 삼을것이다. 비록 농사를 알지못하나 인터넷 찾아가면서 흙과 물과 광합성과 그리고 자연(4가지 전설)을 사랑하는 인간의 순수마음이 빚어내는 신의 산물들이 커가는 모습들을 지켜볼것이다. 마치 내가 성우, 성은, 성빈이가 성장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듯이....이 작업은 언젠가 끝날지 모르는 민간 직업전선에서 여유를 맛보는 유일한 시간이 될것이다. 그리고 이 생활이 끝나면 나를 대자연의 공간으로 이끌어가는 준비의 시간이 될것이다. 이 농사일지가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기록되기를 간절이 바란다.

 

 

(잡초 무성한 오래 묵은 땅,3 평 남짓 될려나? )

 

일요일(2011.10. 30) 오후 2시반 왜관에서 내려와 곧장 묵은 땅으로 올라갔다. 지난 금요일 내가 사용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기에...지진성 차장의 연장(곡괭이, 낫, 호미, 삽)을 가지고 내려와 배수로부터 파기 시작했다. 호박넝쿨을 비롯하여 폐비닐, 잡초들을 낫으로 제거해 나갔다. 좁은 땅에 무슨 넝쿨들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배수로를 파면서 퍼올린 젖은 흙들을 둔덕으로 쌓고 평탄작업을 했는데 경사진 땅과 중간중간 꺼져있는 공간들로 인해 손쉽게 평평한 땅을 만들지 못했다. 해는 어느듯 느엇느엇 서산으로 지고 어둠이 산허리를 감싸는 시간이 되었다. 계획된 크기만큼 작업을 하지 못했는데....농사는 서두르서는 안되는 법. 자연에 순응하고 기다리고 인내하면서 정성을 쏟아야 하는 법.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흙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있기에 이즈음에서 마무리를 짓고 연장을 챙겼다. 내일 새벽 다시 올라가서 잔돌을 줏고, 미쳐 캐내지못한 잡초 뿌리를 제거하면 되니까....오래만에 곡괭이, 삽질, 낫질을 하고나니 온 몸이 뻐근했다. 그래도 기분은 참 좋았다. 나의 농사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나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겨울에 심을수 있는 작물이 있을까? 지차장은 양파가 가능하다고 했는데....인터넷 뒤져 보자!!!

 

 

(잡초를 제거하고 난뒤...아직도 잡초뿌리와 돌멩이들이 있다. 흙도 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