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5 왜관 여미향집사 농장에서 성빈이)
나는 잘하고 있는가? 가장으로서 집안을 잘 다스리고 있는가, 특히 애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잘하고 있는가, 막둥이 성빈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있는가, 외국에 나가있는 성우, 성은이에게 힘과 희망을 주고 있는가, 집사람에겐 늙어가는 슬픔과 허무를 극복하는 잔잔한 정을 애틋하게 주고 있는가....사회로 나와서 군보다 더 힘들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는 핑계로 순간순간의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
참으로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이러다간 남은 시간을 아무 의미없이 보내고 말겠다는 불안과 두려움이 가끔 밀려온다. 하루를 시작함에 있어서 새벽운동, 빠듯한 일과를 보내고 있음에도 왜 이러한 생각들이 드는것인지? 삶이란 다 그런것인가, 특히 50대 이상이 되면 누구나 그러한 느낌속에 시간들을 흘러보내고 금방 60, 70대를 맞이한다고들 하는데...뭔가 꼭 성취해야겠다는 생각이 없고, 그렇다고 시간들을 그냥 흐름속에 맡겨두고 있지는 않지만 하루를 마감하는 순간, 특히 주말이 되면 뭔가 아까운 시간들을 그냥 흘러보낸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된다. 아마 분명한 가치를 가지지 못해서 그럴것이다. 군에 있을땐 의무감과 명예가 주는 보이지않은 자부심과 만족, 가치를 느낄수있었지만 사회에선 나 스스로 그 어떤것에 가치를 두어야하겠기에...아직 그 가치를 찾지못하고 있다는것이 정답일 것이다. 돈, 지위, 일에 대한 성취, 인정받는것...이러한 것은 아닌것 같다. 사회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하고 그 목표를 성취함에 있어서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는 자연적인 그 어떤것을 추구해야하는데.... 그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는것이 문제인것 같다. 제 2의 삶을 시작함에 있어서 깊은 성찰이 부족했던것 같다. 보다 구체적인 분석과 성찰이 필요했는데 그저 사회로의 연착륙(soft - landing)만 생각하고 시작한것은 아닌지? 일단은 자그마한 현상부터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의미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애정과 관심과 질문을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이상적인 세계를 탐색하는 노력을 쏟아야겠다. 그러한 시간들을 가짐으로써 미래에 의미를 줄수 있는 현재를 만들고 싶다.
- 2012. 5. 6 일요일 오후 왜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