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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는....

도보사랑 2012. 9. 27. 14:21

그런 아침은


 
 
 
서예가들이 모여 회식을 했다.
전시와 작업 등을 이야기하다가
식당 벽에 걸린 반려동물 사진을 보며
칠십이 넘은 老서예가는
평균수명을 다했던 반려견의 마지막을 회상했다.
이가 빠지고 눈이 희미해졌으며
귀도 어두워지고 냄새도 못 맡더라고
먹이도 먹지 못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 서지를 못하더라고
죽을 쑤어 손으로 입을 벌려 먹여 주었고
잘 쉬지 못하는 숨을 몰아 쉴 때
끌어안고 그의 임종을 지켰다고 했다.

잠시 고개를 떨어뜨렸다가
다시 좌중을 향해
그런데,
우리 아버지한테 그렇게 못했어! 라고 말하곤
슬그머니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