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온도조절 우주복 덕에 ‘상공 39㎞ 낙하’ 가능
오스트리아의 극한스포츠 선수 펠릭스 바움가르트너(43)가 지난 14일 뛰어내린 미국 로스웰 사막 상공 39㎞ 지점은 성층권으로 당시 기온은 영하 23도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남극의 연평균 온도다. 기압은 약 0.003기압(atm)이다. 지표면보다 약 333배 낮은 기압이다. 인간이 맨몸으로 이 환경에 노출되면 몸 속의 피와 수분이 기체로 변해 피부를 뚫고 증발해서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바움가르트너는 어떻게 이 높이까지 멀쩡한 상태로 올라가 자유 낙하를 할 수 있었을까? 극한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최첨단 생명유지 장치로 무장한 특수 우주복 덕분이었다.
▲ 상공 39㎞의 성층권 당시 기온은 영하 23도에
기압 지표면보다 333배 낮아
▲ 특수 우주복 안 입었더라면 피와 수분 기체로 변해 증발
순식간에 죽을 수밖에
■ 우주복이 피 증발·몸 팽창 막아
지구의 대기권은 지상으로부터 올라갈수록 대류권(지상~약 10㎞), 성층권(대류권~60㎞), 중간권, 열권으로 나뉜다. 지표면과 멀어질수록 대기에 공기가 적기 때문에 공기가 눌러주는 압력인 ‘기압’도 작아진다.
기압이 낮아지면 왜 생존이 위험할까. 우리 몸의 세포나 혈액은 지표면에서 1기압으로 눌러주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따라서 몸 밖에서 가해주는 힘이 작아지면 조직과 그 안에 들어있는 세포가 팽창해 터지게 된다. 바움가르트너가 뛰어내린 높이에서 ‘눈알이 튀어나온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라 실제가 될 수 있다.
또 낮은 기압에서는 혈액 속에 녹아있는 산소 등의 물질이 낮은 온도에서도 기체로 변한다. 기압이 낮은 산에서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는 것과 같은 이치다. 높은 고도에서는 혈액 속 질소·산소가 기체가 되는 감압증이 생기면서 ‘피가 끓는’ 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바움가르트너의 고공 낙하를 추진한 레드불 스트라토스 프로젝트팀은 우주복을 만들면서 ‘기압 조절’ 기능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가압 우주복’(압력을 가해주는 우주복)은 바움가르트너의 몸에 인위적으로 압력을 가해줘 체내와 체외의 압력이 수평을 이루도록 해줬다. 0.0006㎡당 1.6㎏의 무게로 바움가르트너의 몸에 힘을 가해줬다. 주변 기압보다 100배 큰 기압인 0.3기압을 유지시켜 준 것이다.
바움가르트너의 우주복은 기압뿐 아니라 온도도 조절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와 불과 반응하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진 우주복은 외부의 찬 공기를 차단해 영하 37.7~67.7도의 환경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주복의 방재기능은 49초 만에 시속 1173㎞의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과정에서 마찰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화재도 차단했다.
![](http://img.khan.co.kr/news/2012/10/25/l_2012102601003210700274583.jpg)
바움가르트너가 메고 간 액화산소통도 높은 고도에서 생존을 가능하게 했다. 39㎞의 고도에는 지상의 1%만 산소가 존재하므로, 산소를 공급하는 액화산소통도 필수였다.
우주복의 환기 시스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주복 안의 환기 시스템은 바움가르트너가 쓰고 있는 헬멧에 습기가 차면 찬 공기를 들여와 온도를 떨어뜨려 습기가 없어지도록 했다. 반대로 온도가 떨어지면 외부의 공기를 차단했다. 환기 시스템은 우주복 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액화산소를 통해 숨을 쉬다보면 우주복 내에 이산화탄소가 차게 된다. 우주복에는 이산화탄소만을 포집해 밖으로 내보내는 장치도 부착돼 있다.
바움가르트너의 우주복은 미 항공우주국(NASA)용 우주복을 제작해 온 데이비드 클라크가 제작했다. 조종사 출신으로 스카이다이빙 베테랑이자 미 록히드에서 30년간 생명 유지 장치 전문가로 활동한 마이크 토드가 자문을 맡았다.
■ 가압 우주복, 공군·우주인이 입어
바움가르트너가 입은 우주복은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우주인과 공군이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것이다. 스페이스스쿨 정홍철 대표는 “SR-71과 같이 높은 고도에서 비행을 하는 제트기를 타는 공군은 우주복을 필수적으로 착용한다”고 말했다.
우주인도 마찬가지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씨도 우주선이 이착륙할 때 ‘sokol-KV2’라는 우주복을 입었다. 바움가르트너가 입은 우주복과 같이 가압 기능·보온 기능·산소 공급 기능이 다 갖춰진 것이었다.
우주복을 입는 첫번째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1971년 소련의 우주정거장인 샬루트 1호에 도킹(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이 만나는 것)하기 위해 소련에서 세 명의 우주비행사가 소유스 10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이들은 무사히 도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우주선의 기압조절장치가 고장나 모두 죽음을 맞았다. 가압 우주복이 기압을 조절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지상으로 다가올수록 기압이 급격히 높아지자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가압 우주복을 입었다면 외부의 압력이 적절히 유지돼 세 명의 우주인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우주복을 입는 또 다른 이유는 비행체의 벽을 얇게 만들기 위해서다. 기압 조절을 위해서는 우주선·제트기의 벽을 두껍게 만들어야 하는데 비행사가 우주복을 착용하면 벽의 두께를 좀 더 얇게 해도 되기 때문에 연료의 효율을 높이고 더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순식간에 죽을 수밖에
![](http://img.khan.co.kr/news/2012/10/25/l_2012102601003210700274582.jpg)
지난 14일 음속 낙하에 성공한 펠릭스 바움가르너가 우주복을 입고 캡슐 안에 있는 모습 | RedBull STRATOS사 홈페이지 캡쳐
■ 우주복이 피 증발·몸 팽창 막아
지구의 대기권은 지상으로부터 올라갈수록 대류권(지상~약 10㎞), 성층권(대류권~60㎞), 중간권, 열권으로 나뉜다. 지표면과 멀어질수록 대기에 공기가 적기 때문에 공기가 눌러주는 압력인 ‘기압’도 작아진다.
기압이 낮아지면 왜 생존이 위험할까. 우리 몸의 세포나 혈액은 지표면에서 1기압으로 눌러주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따라서 몸 밖에서 가해주는 힘이 작아지면 조직과 그 안에 들어있는 세포가 팽창해 터지게 된다. 바움가르트너가 뛰어내린 높이에서 ‘눈알이 튀어나온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라 실제가 될 수 있다.
또 낮은 기압에서는 혈액 속에 녹아있는 산소 등의 물질이 낮은 온도에서도 기체로 변한다. 기압이 낮은 산에서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는 것과 같은 이치다. 높은 고도에서는 혈액 속 질소·산소가 기체가 되는 감압증이 생기면서 ‘피가 끓는’ 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바움가르트너의 고공 낙하를 추진한 레드불 스트라토스 프로젝트팀은 우주복을 만들면서 ‘기압 조절’ 기능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가압 우주복’(압력을 가해주는 우주복)은 바움가르트너의 몸에 인위적으로 압력을 가해줘 체내와 체외의 압력이 수평을 이루도록 해줬다. 0.0006㎡당 1.6㎏의 무게로 바움가르트너의 몸에 힘을 가해줬다. 주변 기압보다 100배 큰 기압인 0.3기압을 유지시켜 준 것이다.
바움가르트너의 우주복은 기압뿐 아니라 온도도 조절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와 불과 반응하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진 우주복은 외부의 찬 공기를 차단해 영하 37.7~67.7도의 환경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주복의 방재기능은 49초 만에 시속 1173㎞의 빠른 속도로 낙하하는 과정에서 마찰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화재도 차단했다.
![](http://img.khan.co.kr/news/2012/10/25/l_2012102601003210700274583.jpg)
바움가르트너가 메고 간 액화산소통도 높은 고도에서 생존을 가능하게 했다. 39㎞의 고도에는 지상의 1%만 산소가 존재하므로, 산소를 공급하는 액화산소통도 필수였다.
우주복의 환기 시스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주복 안의 환기 시스템은 바움가르트너가 쓰고 있는 헬멧에 습기가 차면 찬 공기를 들여와 온도를 떨어뜨려 습기가 없어지도록 했다. 반대로 온도가 떨어지면 외부의 공기를 차단했다. 환기 시스템은 우주복 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액화산소를 통해 숨을 쉬다보면 우주복 내에 이산화탄소가 차게 된다. 우주복에는 이산화탄소만을 포집해 밖으로 내보내는 장치도 부착돼 있다.
바움가르트너의 우주복은 미 항공우주국(NASA)용 우주복을 제작해 온 데이비드 클라크가 제작했다. 조종사 출신으로 스카이다이빙 베테랑이자 미 록히드에서 30년간 생명 유지 장치 전문가로 활동한 마이크 토드가 자문을 맡았다.
■ 가압 우주복, 공군·우주인이 입어
바움가르트너가 입은 우주복은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우주인과 공군이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것이다. 스페이스스쿨 정홍철 대표는 “SR-71과 같이 높은 고도에서 비행을 하는 제트기를 타는 공군은 우주복을 필수적으로 착용한다”고 말했다.
우주인도 마찬가지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씨도 우주선이 이착륙할 때 ‘sokol-KV2’라는 우주복을 입었다. 바움가르트너가 입은 우주복과 같이 가압 기능·보온 기능·산소 공급 기능이 다 갖춰진 것이었다.
우주복을 입는 첫번째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1971년 소련의 우주정거장인 샬루트 1호에 도킹(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이 만나는 것)하기 위해 소련에서 세 명의 우주비행사가 소유스 10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갔다. 이들은 무사히 도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우주선의 기압조절장치가 고장나 모두 죽음을 맞았다. 가압 우주복이 기압을 조절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지상으로 다가올수록 기압이 급격히 높아지자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가압 우주복을 입었다면 외부의 압력이 적절히 유지돼 세 명의 우주인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우주복을 입는 또 다른 이유는 비행체의 벽을 얇게 만들기 위해서다. 기압 조절을 위해서는 우주선·제트기의 벽을 두껍게 만들어야 하는데 비행사가 우주복을 착용하면 벽의 두께를 좀 더 얇게 해도 되기 때문에 연료의 효율을 높이고 더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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