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한국정치사의 대변혁

도보사랑 2014. 7. 31. 10:47

이정현 “지역구도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

 

입력 2014-07-31 03:00:00 수정 2014-07-31 08:50:49

[7·30 재보선/화제의 당선자]3번째 도전 끝 호남에 깃발
전남서 새누리系 후보 당선은 처음, 2012년 39.7% 득표… 가능성 보여
2004년 朴대통령과 첫 인연… 정치 시련에도 줄곧 ‘의리’ 지켜


기호1번 이정현(李貞鉉)
소속정당
새누리당
생년월일 1958/09/01(55세)
성별

직업
정당인
학력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경력
전)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 (전)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환호하는 李캠프

 

7·30 재·보궐선거에 전남 순천-곡성에서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30일 밤 당선이 확실해지자 전남 순천시 조래동의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1995년 광주 광산 시의원 선거 도전으로 호남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이 의원은 지역주의 벽을 깨는 꿈을 이뤘다. 순천=뉴스1
‘여당의 불모지’인 호남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전남 순천-곡성에 새누리당 당적으로 도전한 이정현 의원이 호남에서의 국회의원 3번째 도전 끝에 일을 냈다. ‘박근혜의 남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사를 새로 쓴 ‘거인’으로 거듭났다. 전남과 광주에서는 지금껏 현 여당 당적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없었다.


○ “지역감정 자식들에게 물려줘선 안 돼”

“이정현! 이정현!”

30일 오후 11시 15분 전남 순천시 새누리당 전남도당 사무실. 이 의원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지지자 300여 명이 이 의원을 연호하면서 환호했다. 이 의원은 “이정현이 잘나서가 아니라 일단 한 번 기회를 줘보겠다는 의미란 점을 잘 알고 있다”는 말로 당선 소감을 대신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순천시민과 곡성군민이 우리 정치와 지역 구도를 바꾸는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을 감격스럽게 보고 계실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하늘처럼 받들고 은혜를 갚으며 살겠다. 호남 정서 대변, 인재 양성을 위한 머슴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한국 정치의 문제점인 지역구도와 지역감정을 자식들에게는 물려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31일 새벽부터 선거유세 때와 똑같이 순천과 곡성을 오가며 게릴라식 당선 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개표가 이뤄지기 전부터 이 의원 캠프 사무실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방송사 개표 방송에서 초반부터 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선거 캠프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연신 터져 나왔다.

이 의원이 호남의 문을 두드린 것은 국회의원 선거만 세 번째. 2004년 총선 때 광주 서을에 출마했지만 득표율이 1.03%에 그쳤다. 당시만 해도 ‘무모한 도전’으로만 비쳤다. 2012년 총선 때도 광주 서을에 도전했고, 39.7%를 득표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에는 선거 중반에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닥 민심이 크게 변하고 있음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조사에서조차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상당한 비율로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속출했다. 이상 징후를 포착한 야당 지도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선거 막판까지 순천-곡성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대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 ‘진정성’이 민심 움직였다

이 의원의 정치인생에서 ‘호남’은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18대 국회 때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하면서 4년 내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호남의 예산 확보에 주력했고 자연스럽게 ‘호남 예산 지킴이’로 불렸다. 이번 선거에서도 으뜸 슬로건은 ‘예산 폭탄’이었다. 예산을 많이 확보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는 호남 일꾼론이 민심을 파고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일단 써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1년 반 뒤 총선에서 버려달라”는 간절한 호소도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강이 좋지 않은 이 의원의 부인도 바닥을 훑었다. 이 의원이 값진 승리를 일군 7월 30일은 이 의원 어머니 생일이기도 하다.


○ 2004년 박 대통령과의 운명적인 만남

2004년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 의원 정치인생의 대전환점이 됐다. 전남 출신인 이 의원이 17대 총선에서 고군분투하던 시절 박 대통령은 이 의원을 격려하는 오찬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호남을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이 의원의 호소에 박 대통령은 “어떻게 이렇게 말씀을 잘하시느냐”며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전격 발탁했다고 한다. 이후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혹독한 정치적 시련을 겪을 때도 한결같이 곁을 지켰다.

 
박 대통령과 관련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기로 유명했다. 2007년 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약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측 선대위에서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 일은 잘 알려져 있다. ‘박근혜의 복심(腹心)’이라 불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남 곡성 △광주 살레시오고,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대통령정무수석, 홍보수석비서관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