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온갖 맛을 가지고 있다. 싱겁거나 짜거나 달거나 쓴맛. 어느 날은 순한 맛이더니
어느 날은 짠맛이 되고 매운맛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늘 같은 맛을 유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덜 익어 시큼털털한 사람, 과육보다 씨만 잔뜩 들어있는 사람, 외형과 색깔은
그럴 듯한데 내용이 없는 사람은 언젠가는 기피하게 마련이다. 숙성된 과일처럼 잘 익은
사람은 언제나 가까이 하고 싶다. 매력 있고 향기로운 사람이다. 특정한 한 가지의 맛이
아니라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선 먹을 것이 많은 과육처럼 취할게
많다. 그러나 어차피 처음부터 익을 수는 없다. 매번 성숙의 과정을 거쳐야만하기 때문이다.
후숙 과일처럼.
- 최장순, 수필 '새콤달콤한 관계들' 중에서-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는 일상이며 관계입니다.
그래서 간혹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 다양함이 살아가는 즐거움입니다.
내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만난 여러 종류의 사건과 사물들, 그리고 사람들.
내게 그들을 맛보며 절망하거나 즐거웠을 시간,
그들은 내게 어떤 맛을 느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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