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인사(人事)에는 편(偏)과 사(私)가 없어야

도보사랑 2018. 4. 16. 11:51

                

   한 나라의 정치는 훌륭한 임금에 어진 신하가 뜻을 합하여 정성껏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일할 때에 선치(善治)가 이룩됩니다. 세종대왕 같은 임금에 뛰어난 청백리 신하들이 정성껏 나라를 위해서 일한 결과, 조선 초기 나라다운 나라의 모습을 보였던 시기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정조대왕과 다산처럼 탁월한 신하가 뜻을 모아 정성스럽게 백성들을 위한 일을 했기 때문에 문예부흥기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의 민본(民本)의 세상이 도래할 수 있었습니다.

   다산의 글 「인재책(人才策)」이라는 논문은 정조가 인재(人才)를 제대로 발탁하는 일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지니고 그의 실행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던가를 알아볼 수 있으며, 정조의 관심사인 인재등용 정책에 다산은 또 얼마나 뛰어난 계책으로 올바른 인재가 등용될 수 있도록 정조를 도와주었던가를 정확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임금 정조가 묻고 신하 다산이 답하는 인재등용 대책을 읽으면서, 오늘 우리의 현실은 인재등용 대책이 과연 제대로 세워져 실행되고 있는가를 점검해보고 싶습니다.

   현재의 정부가 어떻게 해서 탄생한 정권입니까. 분노한 국민들이 높이 들었던 촛불의 힘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정권이 성공하지 않고는 우리의 미래는 제대로 전개될 희망이 없습니다. 온갖 정성과 지혜를 모두 짜내서 반드시 성공한 정권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 첫 번째가 올바른 인재등용입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즈음, 냉정한 성찰로 과연 인재등용이 올바른 방법으로 이룩되었는가를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정조가 말합니다. “인재의 등용은 각기 제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려면 치우침이 없어야 하고(無偏), 사사로움이 없어야 한다(無私). 그렇다면 오늘 현실을 보자. 치우쳤는가. 치우치지 않았는가. 사사로웠는가. 사사롭지 않았는가. 인재를 등용하는 도리에 지금처럼 치우쳤고 또 사사로웠다면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있겠는가”라고 혹독한 자기성찰을 열거하였습니다.

   당파에 치우친 인사, 지역을 차별한 인재등용, 신분을 철폐하지 못한 인사란 제대로 된 인사정책이 아니라는 다산의 올바른 대책을 음미해야 할 때가 지금입니다. 이념이나 코드를 따지고 자기 진영 사람만 챙기는 인사는 붕당의 치우침이요, 출신 지역을 따지는 인사는 지역의 치우침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기득권 세력이나 성별의 차이를 두는 인사는 신분의 치우침을 벗어나지 못한 인사입니다. 정조와 다산의 질문과 답변을 다시 한 번 검토하면서, 현 정부는 인사정책에 대한 냉정한 성찰을 통해 치우치거나 사(私)가 낀 인사가 있었다면 하루빨리 바로잡아 만인이 공감하는 인재등용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