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자치 선거가 끝났습니다.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낙선자들에게는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군 단위의 군의원으로부터 군수, 시 단위의 시의원에서 시장, 도 단위의 도의원에서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광역시의 시의원과 시장, 구의원에서 구청장에 이르기까지 몇천 명의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옛날로 보면 그들은 모두 목민관이고, 공직자이자 공무원이면서 자신들을 선출해준 지역민들을 위해서 일해야 할 주민들의 지도자들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지금과는 다른 당시의 목민관 제도에서, 목민관이란 지역만 작을 뿐 실제 하는 일이나 권한은 작은 군주에 비교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자라고 말하고 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지역과 그 지역에 사는 지역민들에게 행복·불행을 가져다줄 수 있는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날처럼 3권이 분리된 민주주의 국가에서야 목민관들의 권한이 그렇게 막강하지는 않으나, 지역의 행정을 책임 맡아 인사권과 재정권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지역민들에게는 어떤 공직자들보다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입니다.
지금부터 딱 200년 전인 1818년, 귀양살이하던 정약용은 『목민심서』를 저술하여 목민관들의 지침서를 남겼습니다. 48권이라는 방대한 내용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물에 청렴해라. 둘째, 색(色)에 청렴해라. 셋째, 직위에 청렴해라. 이 세 가지의 청렴만 실천에 옮긴다면 훌륭한 목민관으로서 잘못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청렴과 동등하게 지켜야 할 책무의 하나는 사익(私益)은 버리고 공익(公益)만을 추구하는 공인(公人)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인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만 공정하고 공평한 행정을 펼 수 있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행정가와 의원(議員)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다산의 가르침으로 『목민심서』를 압축해보면 공(公)과 염(廉)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공직자나 공무원 및 목민관들이 ‘공렴’의 내용으로 실천에 옮기면 옳고 바른 세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공렴의 행실로 백성들을 사랑하는 ‘애민(愛民)’ 정책을 펴면 만인이 원하는 복지국가가 된다는 탁견을 주장했습니다. 애민이란 불특정 다수의 모든 백성들을 사랑하라는 뜻이 아니고, 특정의 백성들인 노인·유아·병자와 장애인·궁인(窮人:홀아비·과부·고아·독거노인)·사람이 죽은 집·재난을 당한 집 등 여섯 가지의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고 보살펴주는 일이 바로 애민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공렴의 정신으로 ‘공렴’을 실천하면서 여섯 부류의 불쌍한 백성들을 사랑으로 돌봐주는 행정만 편다면 다산의 뜻이 실현되는 목민관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목민관들, 이제 할 일은 『목민심서』를 읽어, 그러한 다산의 주장을 알아내 실천에 옮기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도 힘들게 당선된 목민관들, 자만과 교만에서 벗어나 백성들의 아픔을 자신들의 아픔으로 여겨 불쌍하고 힘없고 약한 백성들을 제대로 돌봐주기만 한다면, 반드시 성공한 목민관이 되리라 믿습니다. 우선 목민심서를 읽읍시다. 최소한 율기(律己)편과 애민편만이라도 읽어 공정하고 청렴한 목민관으로 약자를 돕는 목민관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