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잘못했나?

도보사랑 2018. 6. 21. 16:35

<서경석의세상읽기 제267>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잘못했나?

 

서경석목사

 

자유한국당이 국민앞에 무릎을 꿇고 반성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김성태 원내대표는 수구냉전적 대북관을 탈피하고 당을 해체한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보고 나는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자유한국당은 무엇을 반성할 것인가에 대한 개념은 없이 정치적 쇼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감동받을 국민은 하나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제일 먼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정확히 짚어 내는 일부터 해야 한다.

 

나는 제일먼저 수구냉전적 대북관을 탈피하고 보수-진보 프레임에서 빠져나와 경제중심정당이 되겠다는 김성태대표는 자유한국당의 문제를 완전히 잘못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정권의 북핵폐기 노력을 반대하고 비판해서 자유한국당이 폭망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정권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비판이 너무 엉성해서 국민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에 대한 철저한 주인의식을 갖고 문재인정권의 대북 행동이 잘못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견제하고 경고하는 역할을 했어야 했다. 지금 우리국민은 북한정권을 믿지 못한다.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폐기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김정은 체제 하에서는 인권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또 개혁개방을 하면 북한체제가 무너지므로 북은 개혁개방을 못한다고 생각한다. 또 북한은 남한을 향한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적화야욕에 대한 경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꼭 주둔해야 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우파들만의 생각이 아니다. 국내외 대다수 북한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한마디로 북한에 대한 상식이다. 핵이 완벽하게 폐기되고 인권이 실현되고 경제성장도 급속도로 이루어지려면 북한이 붕괴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수립되는 길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현실 속에서 당장 기대할 수 없다. 더구나 문재인 정권이 대화로 북핵을 폐기하겠다고 나서고 미국도 대화에 응하고 있으면 자유한국당이나 우파는 이 상황에서 무엇이 올바른 길인가를 찾고 문재인정권이 잘못 가지 않도록 견제하고 경고해야 한다. 비핵화가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면 안 된다고 말해야 하고 종전선언 추진은 왜 잘못인지 명확히 말해야 한다. 북핵폐기를 위한 대화가 김정은의 핵보유국 인정과 평화협정, 미군철수로 끝나지 않도록 강력한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국민이 자유한국당이 있어 안심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권을 싸잡아 비판만 했지, 국민이 공감할 설득력있는 방향제시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은 텔레비전이 주장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애국우파는 북한붕괴 없이는 핵폐기도, 인권실현도, 경제성장도 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수구냉전적 사고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다. 당연히 자유한국당도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다만 현실 속에서는 이 생각만 고집할 수 없다.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문재인 정권과 협상도 해야 하고 대북관계에서 초당적 대처도 하는 유연성과 현실성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문재인정권이 잘못가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자유한국당은 안보문제는 패싱하고 경제문제만 말하는 정당이 아니다. 경제문제도 강력하게 비판하지만 나라의 존망이 걸린 대북문제를 책임적으로 대처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국민이 자유한국당이 정권을 잡아야 대북관계가 제대로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세상이 크게 변했는데 자유한국당이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패배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것은 좌파언론의 주장일 뿐이다. 이번 선거는 자유한국당이 아무리 잘해도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을 제외하고 지금처럼 정권이 모든 권력을 독점한 적은 없었다. 문재인정권과 좌파세력은 언론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 법원, 헌재 등 모든 권력기관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이 상태에서 좌파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세상사람들은 텔레비전이 하는 말들을 의심없이 따라갔고 우파진영에는 이에 대한 대응책이 없었다. 물론 자유한국당이 잘했으면 이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좌파바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집안싸움, 당권싸움만 한 것도 사실이고 홍준표대표의 품격없는 거친 발언이 국민에게 크게 실망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가장 큰 잘못은 세상사람들이 언론의 말만 듣고 생각 없이 따라갈 때 자유한국당이 소신있게 할 말을 하지 못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당명을 바꾸고 우파에서 중도 혹은 중도좌로 위치이동을 하는 것을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만일 그렇게 되면 새로운 우파정당이 다시 등장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은 다 그리로 가버릴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언론을 완전히 장악당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아주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

 

셋째 누구는 책임지고 퇴진하라는 집안싸움은 제발 그만두기 바란다. 그렇게 해서 퇴진하는 사람도 보지 못했거니와 그렇게 해서 당이 혁신되는 것을 본 적도 없다. 비판할 자격이 있느니 없느니 하며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권력장악을 위한 당권투쟁을 벌써 시작했다고 개탄하고 있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남을 공격할 것이 아니라 내탓이오운동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하고 그동안 웰빙 국회의원으로서 잘못했던 태도들을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넷째 자유한국당은 박근혜대통령 청산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의 최대실책은 박근혜 대통령을 바르게 청산하지 못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박근혜정권의 를 엄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은 계승하고 는 단절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정파도 다 극복해야 한다. 친박이 나서면 안 된다는 말도 맞지 않는다. 또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정리된 입장이 있어야 한다. 최순실의 태블릿 PC문제나 박근혜 대통령 재판에 대해서도 다시 입장정리를 해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향후 두 달 동안 친박과 비박이 함께 이 반성작업에 몰두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친박과 비박이 다같이 반성하고 다같이 화해해야 한다. 김정은정권, 문재인정권만 반대하면 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 유승민, 김무성, 조원진이 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 바른미래당도 당연히 자유한국당과 합쳐야 한다. 태극기집회도 전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나는 홍준표대표의 최대실책은 박근혜정권에 대한 공과 과를 논하지 않고 무조건 박근혜를 출당시킨 것, 그리고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할 때 탄핵을 사과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행동으로 홍준표대표는 우파를 박근혜, 박근혜로 철저하게 양분시켰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출당은 문재인정권으로 하여금 박근혜정권의 모든 것을 적폐로 간주하도록 길을 터준 셈이 되었다. 홍대표 자신도 끝내 박근혜를 넘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맞는 말이다. 박근혜를 출당시켰다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다. 박근혜에게 합당한 위치를 주어야만 자유한국당은 박근혜를 넘어설 수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몇 십년간 감옥에 살게 하면 안 된다. 잘못된 박근혜 재판을 바로잡는 일은 자유한국당의 숙명적 과제다. 이번에 자유한국당은 폭망해야 한다며 김문수후보를 찍지 않은 우파도 많았다. 서울에서 김문수 시장후보는 22%를 얻고 박선영 교육감후보는 36%를 얻어 자유한국당에 표를 주지 않은 우파 유권자가 14%까지 되었다. 박선영후보가 받은 36%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책임은 김문수후보보다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에게 있다. 앞으로 자유한국당의 대표는 우파전체를 통합시키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다섯째 김성태 원내대표는 중앙당을 해체하고 원내 중심정당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을 좌파가 장악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국회활동만 잘 한다고 총선승리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원외활동이 원내활동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우파 시민세력과의 공고한 결속 하에 대담한 실천을 해야 한다. 대안언론 만들기, 교원노조 만들기, 학부모단체 만들기, 자영업자 조직 만들기, 청년조직 만들기, 탈원전 반대세력 조직하기, 종교세력 조직하기, 재향군인 조직하기, 정치신인 훈련하기 등 할 일이 너무 많다.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조직활동과 교육활동, 네트워크 활동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총선까지 110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 총선승리를 목표로 당을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여섯째 국회의원 중에 현 정권과 맞서 목숨걸고 처절하게 싸울 각오가 없는 사람은 일찌감치 물러서기 바란다. 지금 문재인정부의 잘못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제는 향후 2년 내로 폭망(爆亡)하고 민주주의는 철저하게 무너질 것이다. 안보도 머지 않아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국민의 상당수는 문정권을 지지한 것을 후회하고, 젊은이들은 자기의 미래가 없음을 깨달을 것이다. 기사회생의 기회는 틀림없이 온다. 그러나 이 기회를 포착해서 우파정권을 되찾기는 너무 어려울 것이다. 좌파들이 어렵게 쟁취한 권력을 절대로 놓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적당히 국회의원 질이나 하고 당직을 직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제발 자유한국당을 떠나라. 국회의원을 할 생각이라면 현 정권의 失政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라. 촛불시위에 겁먹어 제풀에 무릎꿇은 겁쟁이 국회의원은 정말 필요없다. 국회의원은 이제 더 이상 세상에서 누릴 것 다 누리고 마지막으로 누리는 명예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