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삼길포 해맞이(2023.1.1, 일)
癸卯年 첫날 06시, 새벽 찬공기를 가르며 서해바다로 간다.
삼길포 해돋이 시간은 07시 49분, 집에서 1시간 10분 거리이니 충분히 일출을 볼수있을것이다. 흐린 날씨가 변수다. 수평선에서 바로 떠오르는 해를 볼수없음 어떠냐. 새해를 맞이하는 들뜬 기분이면 그만이지.
서해 일출명소인 왜목마을을 지나면 삼길포다. 왜목 입구엔 차량들이 줄지어있다. 난 조금이라도 사람 적은 삼길포로.. 해돋이 명승지가 아니면 어떠냐, 동해안 일출만 있는것이 아니다. 사람사는곳이면 어느곳이든 해가 뜬다. 사람이 해를 부르는것이 아니고 해가 사람을 부른다.
갯벌을 품고있는 삼길포 바다. 새해 찬바람이 물결을 일렁이고 있는데 해는 아직 얼굴을 보일 생각을 하지않는다. 흐린날씨 때문이다. 07시 59분, 예상 일출시간보다 10분 늦게 붉은 해가 구름속에서 얼굴을 내민다. 이미 솟아오른 몸을 잠깐 보여주는것이다. 그래도 참좋다. 검은 토끼해 서해 붉은 빛이 참좋다.
삼길포 마을주민회에서 해맞이 손님들을 위해 굴떡국 상을 차려 내놓는다. 새해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손길, 우리나라는 이래서 살맛나는 곳이고 지상 최고의 나라이다. 따뜻한 떡국 한그릇에 세상 인심과 사랑을 담아내는 지상천국, 자유대한민국!
돌아오는 길에 커피 한잔. 송악 IC를 지나 갯벌해안, 해송을 안고있는 "해어름 카페". 서해대교가 창밖에 펼쳐진다. 포승산단과 현대제철도 보인다. 시원하게 뻗은 다리는 나라의 경제동맥.. 올해 예상되는 어려운 살림살이가 잘 극복되면 좋겠다.
차를 마시면서 FB를 열어본다. 스승(한국 군사학의 대부 이종학 교수님)을 떠나보내신 사관학교 선배의 가슴 저린 글이 올려져있다. 고인의 제자인 선배는 스승님의 나라사랑, 학문에대한 열정과 혼, 제자 사랑, 고인을 떠나보낸 아픈 마음을 한용운의 '님의 침묵'으로 대신하였다.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고,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고,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고.."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 님의 침묵. 선배도 님의 침묵처럼 스승님을 떠나 보내셨군요.
선배의 글을 읽을수록 가슴속 작은 파문이 인다. 가고 오는것, 주고 받는것, 사라짐과 남는것이 한 몸인 인생..
설레임속에 맞이한 癸卯年 정월초하루 해맞이, 걸음과 FB글이 새해의 의미를 더 짙게 해준것같다.
' FB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양 남산 (0) | 2023.04.07 |
---|---|
영웅의 삶, 爲國獻身 軍人本分 (0) | 2023.01.13 |
2022.10.3 광화문집회 (0) | 2022.10.03 |
하동, 섬진강(2022.7. 9, 토) (0) | 2022.07.14 |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2022. 7. 2. 토) (0) | 2022.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