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사의 귀환
어머니, 늦은 귀환을 신고합니다
나라의 부름 받고 떠나왔던 어머니의 꽃다운 아들
오늘 소집해제 되어 돌아갑니다
가슴에 빛나는 화랑무공훈장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입니다
그날, 쑥부쟁이 핀 들길을 쑥부쟁이처럼 따라오시던 어머니
사상이 무엇인지 이념은 더구나...!
아들 손에 쥐어주던 고구마 두 개,
오래 만지작거리던 어머니의 온기가 최고이념이요 절대사상이었던
어머니, 가을산은 병사들의 넋으로 단풍보다 붉더이다
전우들의 주검 앞에 서니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더이다
조국만이 끝끝내 둘이더이다
동구 밖까지 나와 계실 어머니
죽어도 죽지 못하셨을 어머니
한 갑년을 한달음에 달려 꽃 같은 아들이 지금 가고 있습니다
- 허영둘, '어느 병사의 귀환'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9월 8일,
1951년 대관령전투에서 전사한
故 정우상. 조용수 하사의 유해를 수습, 고향에 보냈습니다.
6.25 한국전쟁 62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꽃다운 청춘의 희생을 상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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