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리 자작나무숲 산행(2018. 2. 4)
오늘 입춘이지만 한반도는 春來不似春입니다. 그래도 마지막 순백의 겨울을 느끼고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찾았습니다.
변함없이 추억의 고교동기생들과 함께 간 산행입니다. 순백의 자작나무숲은 순백의 우정과 앞으로도 함께 가고자하는 순백의 결의입니다.
하늘이내린 인제 자작나무는 곧게 내리고 한점 부끄럼없는 단단한 모습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눈가루는 부드럽기만 합니다. 불탈때 자작자작 소리낸다는 열정의 나무로서 수액과 껍질은 인간의 몸에 이로운 약재로도 쓰입니다. 황성 천마총과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목판으로 몸을 바친 호국의 나무입니다. 시베리아 혹한에서만 아닌 한반도 산야에도 뿌리내린 그 장열함에 비장감과 사랑마저 느껴봅니다.
백색의 산행길을 걸으며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속에 우리는 추억의 여행속으로 들어갑니다. 벚꽃향기 진했던 교정, 목총으로 총검술하던 교련, 예뻤던 버스안내양의 안내속에 즐거웠던 설악산 졸업여행 등...
왕복 약 7킬로미터의 자작나무 산행이 아쉬워 복귀길에 홍천 수타사 귕소(통나무를 깊게 파서 만든 소여물통이 '귕' 이라고 합니다) 계곡 약 4킬로미터를 더 걸었습니다.
오늘의 추억산행은 순백(자작나무)과 우직(소여물통)의 길입니다.
정신과 체력이 다하는 순간까지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길에서 길을 묻는 시간들이 계속되기를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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