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성어로 읽는 미중 설전(人见目前,天见久远 vs 捕风捉影、混淆是非、无中生有)
펜스 부통령은 중국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중국의 고사를 인용했다. 그들만의 세계관에 갇혀
정세파악을 못하는 중국에 대해 그들의 언어로 심오한 공포를 심어준 것이다. 아래는 영어 원문이다.
There is an ancient Chinese proverb that reads, “Men see only the present, but heaven sees the future。” As we go forward, let us pursue a future of peace and prosperity with resolve and faith。 Faith in President Trump’s leadership and vision, and the relationship that he has forged with China’s president。 Faith in the enduring friendship between the American people and the Chinese people。 And Faith that heaven sees the future — and by God’s grace, America and China will meet that future together。
“Men see only the present, but heaven sees the future”란 구절은 출전이 명말(明末)작가 펑멍롱(冯梦龙)의 소설 위쓰밍옌(喻世明言)중 “人见目前,天见久远”이다. 喻世明言은 송(宋),원(元)시대 민간에 전승돼온 설화를 교훈을 주는 소설형태로 엮은 것인데 염라대왕이 곧 사망을 앞둔 이에게 하는 말로 “사람은 목전만 보지만 하늘은 멀리 내다본다. 죽기 전에 처신을 잘 했어야 했다란 의미다.
“人见目前,天见久远”라는 구절에 앞서 염라대왕은 “刻薄者虽今生富贵,难免堕落;忠厚者虽暂时亏辱,定注显达(각박하게 구는 자 이번 생은 부귀를 누릴지 모르나 지옥에 떨어질 것이고 충직하고 덕이 있는 자 잠시 손해 보더라도 반드시 그 보답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펜스는 이 고사를 통해 미국의 트럼프 정부를 염라대왕에, 곧 죽을 인간을 중국공산당에 비유해 경고를 한 것이다. 영어 원문의 Faith, heaven, God’s grace같은 단어들의 조합은 선의를 가진 상제(上帝)와 같은 미국에 더 이상 도전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개과천선 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人见目前,天见久远이란 속담은 어느정도 소양이 있는 중국인이면 이해하는 구절이지만 외국인이 喻世明言에 담긴 이 성어의 심오한 의미를 외교적 수사에 반영한 것은 대단하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펜스 부통령은 연설 초반에 루쉰도 인용했다. The great Chinese storyteller Lu Xun often lamented that his country, and he wrote, “has either looked down at foreigners as brutes, or up to them as saints,” but never “as equals。” Today, America is reaching out our hand to China.
루쉰이 1919년 2월 신청년(新青年) 第六卷第二号에 발표한 이 글의 원본은 “对于异族历来只有两样称呼,一样是禽兽,一样是圣上”,但从没有说“他同我们也一样”이다. 이방의 족속(异族)은 금수나 성상의 두 부류로 분류될 뿐 우리(중국인)과 같다는 말은 해본 적이 없다고 루쉰이 한탄했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루쉰의 이어지는 다음 구절은 생략했다. 생략된 부분은 현재 중국의 행태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역시 중국인의 말을 통해 세계질서에 동화되지 않는 중국을 깨우치려 한 의도가 드러난다. “维新以后,中国富强了,用这学来的新,打出外来的新,关上大门,再来守旧”(유신이후 중국은 부강해지고 새로운 학문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만 문을 닫아걸고 수구의 형태를 반복한다)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 강연에 대해 중국의 거칠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미국에 대해 捕风捉影(bǔ fēng zhuō yǐng 漢書)、混淆是非(hùn xiáo shì fēi 清·陶曾佑의 论文学之势力及其关系)、无中生有(wú zhōng shēng yǒu 老子) 바람과 그림자를 잡으려는 듯, 시비를 분간 못하고, 없는 사실을 날조하려 한다면서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궈원꾸이의 폭로공세 (0) | 2018.12.25 |
---|---|
비스마르크와 메이지유신 (0) | 2018.12.25 |
아베의 대중국외교 (0) | 2018.12.25 |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의 저자 쿠로다 후쿠미 (0) | 2018.12.25 |
일본과 나토의 군사력 (0) | 2018.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