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반복되는 역사, 일본의 탈아입구
구한말 조선 주변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150년전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국가를 건설한 일본은 청조, 제정러시아와 전쟁을 벌여 승리했다. 오늘날 일본은 중국과 남지나해에서 치열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 현재 일본자위대와 중국해군과의 군비경쟁양상은 과거와 비슷하다.
일본은 명목상 헬리콥터 호위함인 이즈모함을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기 F-35B를 탑재할수 있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조가 완료되면 이즈모함은 F-35B 14대를 격납할 수 있다.
중국은 이즈모함의 개수를 상당히 두려워한다. 아시아에서의 해군전력이 일본우위로 순식간에 기울어 질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해군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은 캐터펄트가 아닌 스키점프대로 억지로 전투기를 발진시키는 구식이다. 랴오닝함에 탑재된 전투기 J-15는 러시아 수호이를 복제 생산한 것으로 이 전투기에 들어가는 중국산 태항엔진은 추력이 부족해 이 착륙 자체가 아슬아슬하다.
벌써 J-15는 이착륙과정에서 여러 대가 사고로 추락하기도 했다. J-15는 스펙상 최대 이륙중량이 33톤이지만 실제로는 28톤도 버겁다고 한다.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은 이런 근본적인 결함 때문에 중무장해 무게가 나가는 전투기는 발진이 곤란하다. 그래서 조기경보기는 탑재하지도 못한다. 중국이 남지나해에 인공섬을 매립하고 그곳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이유다.
성능면에서도 J-15와 비교가 안되는 F-35B 스텔스기를 탑재하게 될 경항모 이즈모는 구일본제국의 순양함명을 계승한 것인데 역사상으로는 영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이었던 미국의 확고한 동맹국이면서 한세기전 러시아의 남하저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던 영국과도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2017년 8월 31일 일본을 방문한 영국의 메이총리는 해상자위대의 요코스카항을 찾아 이즈모함을 시찰했다. 메이 총리의 시찰에는 오노데라 방위상이 동행했는데 영일간 안전보장협력의 심화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오노데라방위상은 메이총리에게 선대 일본제국해군의 순양함이었던 이즈모함은 영국제로 러시아와 싸워 이기는데 큰 활약을 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지중해에 파견돼 영국을 도운적이 있다면서 100년전의 영일동맹을 거론했다. 해상자위대에서는 과거 일본제국해군때부터 전통이 된 카레라이스를 조리하는 광경도 연출됐다. 카레라이스는 일본이 영국에서 도입해 해군식으로 널리 보급한 메뉴이기도 하다.
2017년 6월에는 영국과 일본의 잠수요원들이 미국령 괌에서 있었던 기뢰제거 소해훈련에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2018년 9월 30일부터 10월 14일까지 영국은 일본육상자위대와도 공동훈련을 실시한다. 영국은 공군수송기와 민간여객기로 육군병력을 일본 오죠지하라연습장(王城寺原演習場)로 이동시켜 육상자위대외 통합화력과 전술기량향상을 목표로 한 훈련을 한다.
일본은 2017년 1월 영국정부와 양국군 사이에 탄약과 연료 등을 서로 제공한다는 ACSA(물품상호제공협정)을 맺은 바 있다. 일본은 미국, 호주와도 ACSA협정을 맺었는데 이는 자위대가 다른나라 군대와 공동훈련을 하거나 인도적인 국제구호활동을 벌일 때 연료와 식료품을 제공하고 자위대가 후방지원으로 탄약을 제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은 신형 공대공미사일 개발에도 합의했다. 또 차세대 스텔스기 개발과 관련해서도 긴밀한 정보교환과 함께 레이더 기술에 강한 일본과 기술제휴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7년 10월에는 영국공군의 타이푼 전투기 4대가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항공자위대 소속의 F-15, F-2전투기와 공동훈련을 했는데 이는 일본내에서 미군이외의 타국군으로서는 최초였다.
일본항공자위대의 주력기중 하나인 F-2는 미국의 F-16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투기로 외양이 거의 똑 같다. 선회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익면적이 약간 넓으며 경량화를 위해 탄소섬유복합재로 만들었다. 또 일제반도체가 들어간 고성능의 AESA레이더로 무장했다. 1988년 개발을 시작해 2000년에 전력화된 F-2는 2030년 퇴역할 예정인데 대체기가 될 F-3 개발에 미쯔비시와 영국의 BAE 시스템즈가 합작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유럽연합탈퇴로 인한 고립을 우려하는 영국이 미국과의 동맹국이라고 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일본을 준 동맹국으로 보고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프랑스와도 긴밀한 방위협력을 하고 있다, 자위대와 프랑스군의 공동훈련도 가능하다. 프랑스는 뉴 칼레도니아와 타히티 등 남태평양 영토를 가지고 있어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할 입장이라 남지나해에서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는 일본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7년 프랑스는 상륙강습함을 남지나해를 거쳐 일본 나가사키의 사세보항에 기항시킨 뒤 미국령 괌까지 일본육상자위대를 수송한 바 있다.
일본과 프랑스와의 군사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2018년 7월 14일 파리 샹젤리에에서 열린 프랑스혁명기념일 군사퍼레이드에는 육상자위대가 욱일기를 들고 행진했다. 퍼레이드 전날에는 서일본호우 사태 때문에 아베총리 대신 고노외상이 마크롱 대통령이 주최하는 일본 프랑스 수교 160주년 리셉션에 참가했다.
대한민국에서는 10월 10일부터 닷새간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 자위대 구축함이 욱일기를 달고 참가한다고 해서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욱일기가 ‘전범기’라서 일본함정의 입항은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미국, 영국, 프랑스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 해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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