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동북아 정세를 어떻게 볼 것인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동북아 정세를 다루는데 있어 철저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 우선 하노이 미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후보 루머가 나왔었는데 출처는 일본이었다. 아베 총리와 미리 말을 맞춰놓고 역정보를 흘려 트럼프가 노벨상에 취해 김정은에게 양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세간의 억측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동북아에서 일본은 그야말로 꽃놀이패다. 일본이 칭다오에서 열린 국제해상관함식이 참여하고 중국의 일대일로에 협력한다고 립서비스를 한데 대해 국내매체들은 일본과 중국의 밀월이라든지 일본이 미국과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일본은 아주 여유가 있다. 전쟁을 하고 있는 적대국가가 아닌 이상 국제해상관함식에 참가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 중국에 대해 경제 군사적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미국대신 일본이 참가한 것에 불과하다.
일본으로서 관함식은 직접 중국 군사력의 실체와 시진핑의 근황 등을 근거리에서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일대 일로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과 중국은 동남아에서 고속철과 인프라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 인프라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상당히 사정이 어렵다. 국영기업의 체질이 부실한데다 중국내부의 권력투쟁에 휘말려 자금사정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일대 일로에 대한 동남아인들의 반발도 거세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벌여놓은 사업을 일본기업들이 그대로 인수해 이득을 볼 가능성도 농후하다.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한화 3조원 규모의 통화스왑을 체결했다. 중국의 손을 잡고 급속히 가까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미 달러화와 경쟁하는 기축통화국이 되겠다는 중국이 자존심을 접을 것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이때 명목상이긴 하지만 중국에 대한 ODA제공을 중지한다고 밝히는 바람에 중국인들이 그동안 몰랐던 일본의 경제원조 사실을 알게 됐다.
북한이 이스칸데르Iskander(Alexander에 해당하는 러시아어)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일본으로서는 호재다. 장거리 공대지, 함대지 미사일에 이어 지대지 미사일 개발에 대한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는 듯한 움직임도 트럼프 전략의 일환이다. 어차피 한국의 문재인 정권을 믿을 수 없는데다 미국이 직접 움직일 명분도 부족하니 아베를 동북아전략의 대리인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번 미북회담 직전 아베는 트럼프에게 일본의 납북자 문제를 거론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납북자 문제를 카드로 아베가 북한에 접근하면 일본 국내정치로서는 아주 안성맞춤이다. 일본과 북한의 수교 전망은 북한이 미국에 완전히 굴복하기 전에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물론 카드 자체는 바게닝 수단으로서는 유용하다.
북한이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발사해 러시아를 곤혹케 했을지도 의문이다. 북한의 이스칸데르 미사일 보유는 극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정보다. 푸틴이 김정은을 만난 것은 베이징의 일대일로 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잠시 들른 것에 불과하며 동북아에서 우리도 있다는 존재감을 약간 부각시킨 것에 불과하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레버리지도 상당히 약해진 상태로 일단 유사시 중국이 오히려 북한을 겨눌 가능성도 있다. 3년전 타이완의 TV는 국내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움직임을 보도했다. 선양에서 압록강 연안까지 경제성도 없는 곳에 6차선 고속도로를 군사적 용로로 쓰기 위해 완공했다는 뉴스였다. 중국은 북한의 명줄을 이어주는 지푸라기인 동시에 북한의 등을 노리는 잠재적 위협이기도 하다.
미중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만만디 전법에 트럼프는 기습적인 관세인상을 발표했다. 여기에 대해 중국의 관영매체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 상하이 증시는 폭락했고 중국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다 시진핑의 정신, 건강 이상설, 시진핑과 쟝저민계의 계속되는 암투설에다 시진핑 정권이 갑자기 무너질 경우 후계자가 누가 되느냐에 관한 하마평까지 광범위하게 나돌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이토록 복잡하고 여기에 대한 대한민국의 레버리지는 전혀 없는 상태다. 그야말로 구한말과 같은 정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한국인들만 여기에 눈감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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