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5일차, 成都투어(8. 27, 화)

도보사랑 2019. 9. 3. 16:59

차마고도와 옥룡설산을 찾다..(2019. 8. 22~27)

 

5일차, 成都투어(8.27, 화)

 

성도 만주(Manju)호텔에서 마지막날 편안한 잠을 잤다. 아침식사하는 친구들의 얼굴도 밝고 편하다. 09시에 버스를 타고 촉나라의 흔적을 보러간다.

 

중국엔 스촨성(四川城) 이름을 가진 지명이 총 23개나 있다고한다. 무엇보다도 삼분지계의 책략으로 이곳 성도를 蜀의 도읍지로 선정한 제갈공명과 오늘날 중국의 富를 이룬 등소평이 생각나는곳이다. 책사, 전략가들이 많이 나오는 지역인 모양이다.

 

성도인구는 약 1,600만명이고 면적은 강원도 크기다. 사실 이전에 사천성에서 제일 큰 도시는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중경이었다. 중경은 크기로보아 상해, 베이찡보다 크다. 97년이전 중경은 사천성에 속했으나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중경도 직할시로 승격하며 떨어져 나갔다. 성도 시가지의 번화한 모습을 보니 중국체제의 이중성이 떠오른다. 모든 중심엔 일당독재 공산당이 있으면서 경제적 번영을 추구하는 사회..

작금 시진핑의 무한 권력, 장기집권을 생각해보면서 이곳의 실력자 보시라이를 떠올려본다. 아버지때부터 서로 싸워온 시진핑과 보시라이 집안, 권력이 돈보다 강한 사회주의 국가, 정권만 사회주의일뿐 자본주의 체제와 별반 다름없는 중국의 모습 등등...

 

등소평의 고향은 사천성 광안이다. 이곳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에 있다. 마오의 충실한 참모(마오는 대장정중 등소평의 개고기 요리를 즐겼다), 성실하고 차분한 성격의 책략가, 키는 작았지만 생각은 웅대했던 실용주의자(黑猫白猫론이 이를 대변한다), 혹독했던 문화혁명에도 인내로써 끝까지 살아남았던 오뚜기,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웠지만 93세까지 장수했던 인물...1949. 10. 1일 중화인민공화국 창건이래 경제적으로 가장 잘사는 중국을 만든 이 작은 거인은 한국의 박정희, 포항제철을 세운 박태준을 부러워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성도시가지 중심에 있는 武候祠, 유비의 묘와 제갈공명의 사당이 있는곳이다. 원래 1500년전 제갈공명의 제사를 지냈던 사당인데 이후 유비와 관우, 장비까지 포함하여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곳 유비의 묘(감씨, 오씨 두 부인과 함께 합장한 묘이다)는 가묘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촉의 왕궁(아직 미발굴)은 이곳에서 2시간 거리에 떨어져있고, 제갈공명의 사당이 만들어진 이곳을 중심으로 성도는 4개 환(環)의 모습으로 시가지가 형성되었다.

 

武候는 제갈공명의 시호이다. 사당 입구를 들어서니 明良千古(明자앞 날日대신 눈目으로 썻다. 비록 똑똑하진 못했지만 조조, 손권에 비해 눈과 귀가 밝았다는 유비를 의미)와 三義廟(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가 떠오름) 글귀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이어서 남송의 책략가이면서 유능한 장수였던 악비가 술을 먹어면서 썻다는 그 유명한 제갈공명의 出師表가 벽면에 새겨져있다. 사마의가 물러났다는 소식을 듣고 비로소 때가 왔다며 유비에게 올린 출사표, 유비가 죽고나서 아들 유선에게 변함없는 忠心으로 올린 후출사표... 제갈량의 업적, 능력을 떠나 한 주군을 변함없이 모신 그의 忠, 사람됨, 정신이 너무나 크게 보인다.

제갈량의 사당 현판엔 '名垂宇宙'라고 적혀있다. 이름이 널리 세상에 알려졌다는 뜻보다 그의 깊이를 알수없는 심오한 책략과 전략은 우주 전체에 통달했다는 의미일것이다.

 

유비, 장비, 관우의 초상을 보면서 탁현의 복숭아 나무아래에서 어지러웠던 세상을 구하고자 했던 세 사나이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수많은 전장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 주군을 배신하지 않았던 장비와 관우의 의리가 돗보이는것은 오늘날 대한민국에 이러한 인물들이 없음을 한탄하는 나만의 탄식인가.

 

무후사를 나와 삼국시대의 옛거리를 재현한 錦里路를 걸었다. 호도협에서 시작한 길이 이곳 성도 錦里路에서 끝난다. 자연과 역사, 친구들과의 우정이 함께한 5박 6일간의 여정길이었다. 도원결의의 의리와 변함없는 忠을 실천한 큰 인물들을 만난 성도에서의 마지막 여정이 우리 학오름 친구들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호도협, 위롱쉐산에서의 트레킹에 이어 여강에서 만난 인간의 삶이 주는 의미를 이곳 성도가 결론 지어주는 느낌이다.

 

이번 해외산행을 위해 친구들의 결심을 얻고 큰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않은 한구 학오름회장님 감사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산행을 기획하고 바람막이 옷, 셔츠, 산소통, 위안화까지 모든것을 세심하게 챙겨 한치의 오차없이 무사고 트레킹을 이끌어준 철모대장님, 너무 감사하다.

무엇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끝까지 함께한 학오름 친구들 크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