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여행 #2
- 함안과 영주, 그리고 무진정 축제 -
함안엔 조씨외에 명문가 순흥 안씨들이 있다.
아시다시피 고려때 주자학을 최초로 전파한 인물은 순흥 안씨 안향(安珦)이다. 안향은 경북 영주 순흥에 위치한 숙수사(宿水寺)에 머물며 공부했는데 안향의 후손들은 함안에서 많이 살았다. 숙수사는 이후 함안사람 주세붕에 의해 백운동 서원이 되었다.
조선 중종때 고관직에 있었던 안당(安塘)은 안향의 후손으로서 개혁을 추구했던 사림파 조광조를 지지하다 아들과 함께 죽임을 당했는데 이 또한 함안 사람이다.
주세붕은 합천 율곡에서 태어났으나 7세 때 외가가 있는 함안 칠서로 옮겨와 살았다. 1541년(중종 36년) 풍기 군수로 나아가 한국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白雲洞書院)을 창건하였다. 백운동 서원은 이후 퇴계에 의해 소수서원으로 개칭되었다.
난 영주 소수서원을 세 번이나 방문하여 조선 성리학의 향취를 느껴본 적이 있다. 주세붕이 함안 사람이란걸 그때 알았다.
함안 조씨 사람으로 생육신 조려의 손자 조삼도 기묘사화 당시 사림파 조광조를 지지하다 탄핵을 받아 낙향하여 이곳에 정자를 짓고 후진을 양성했다. 함안천의 물길을 돌려 인공 연못과 3개의 섬을 만들고 정자 이름도 자신의 호를 따 무진정으로 명명했다. 무진정 현판 글씨는 모두 주세붕이 썼다.
무진정 연못에선 매년 사월 초파일에 숯가루에 불을 붙여 날리는 낙화놀이가 열렸다. 연못에 비치는 불빛이 장관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조명이 화려한 불빛 축제가 음악회와 함께 열린다. 스페인 플라밍고, 현대음악과 국악의 합주, 그리고 해금 단조를 들려준다. 무진정에서의 화려한 불빛과 역동적, 고전적 노래가락이 함안 개혁 인물들의 기개와 학풍을 되살리는 듯 하다.
20230923, Song s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