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38선을 건넌 날
대륙의 끝 바다는 한 덩어리 갈라짐없이 유구하게 흘러왔지
해뜨는 동쪽 큰 형 울릉도
홀로 선 막내 독도는
언제나 해협의 물길에도 튼튼한 한 밧줄로 묶여 있었지
외롭지 않았고 오히려 끈끈하고 근엄했었지
이사부가 바다를 건너올 때도 근사한 이름을 불러주기를 원했어
홀로 선 외로운 섬이 아니라 혼자라도 장엄한 동해를 지킨다고
전쟁의 상흔에도 붉은 햇불을 올렸지
등대불을 켜고 길 잃은 배도 인도했지
귀한 고기를 탐해 가끔 염탐해오는 왜인들도 소총 하나로 쫒아냈지
국토의 막내는 국군이 양양 삼팔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할 때 아마 뜨거운 눈물을 흘렀을꺼야
해뜨는 동해가 이제 남북 전 국토를 비출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의 등불을 밝혔을 것이야
양양 너머 속초엔 삼팔선 이북의 땅 아바이 마을이 있지
전쟁으로 이남의 땅이 되었고 흩어진 가족들은 고성 넘어 안변이나 원산에서 동해바다를 한 없이 바라보고 있겠지
바다는 한 덩어리, 땅은 두 동가리
한가위 보름달은 광활한 하늘에 둥글게 떠 있건만 북쪽은 캄캄하기만하네
오산기지 정보센터 스크린엔 아직도 캄캄한 암흑의 땅
대동강 기슭만 드문 드문 불빛이 반짝이는 땅
선배 전우들의 고귀한 피로 삼팔선이 잠시 휴전선이 된 이 나라가 한 몸, 한 덩어리, 한 바다가 되어 동방의 등불이 되는 그 날이 되기를 기도한다
남북이 없었던 조선의 왕궁을 만나러 한양으로 간다
4군과 6진을 개척하여 만주와 마주했던 세종, 최윤덕과 김종서를 만나러 광화문과 경복궁 뒷길을 걸어러 간다
국군이 힘찬 군가를 부르며 양양 삼팔선을 넘었던 10.1일 그 날의 가을하늘을 보러 난 한양으로 간다
함께 걷기로한 친구들에게 국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옴
- 10.1일 한양가는 전철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