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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풍류

도보사랑 2023. 10. 8. 02:24

행복과 풍류

더 가지려 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나서지 말고, 있는 그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

행복은 배부른 것을 찾는 것이 아니고 오래되고 잊었던 아름다움과 낡았지만 소중한 것을 세월의 무게에서 찾아내는 것.
아쉬움과 그리움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꼭 필요한 것들만 최소로 가지고 애지중지 곁에 두고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 몇 권의 책, 만년필, 돋보기, 일기장, 노트북, 연필과 지우개, 공책과 도화지, 책상 달력, 머그컵..
지금 이 순간 나의 손을 떠나지 않는 핸펀도 버려야 할 사치품 일수도..

어제 上善若水의 삶을 추구하는 선배가 전국에 있는 정자와 누각의 지도를 그렸다. 선비들이 바람과 물,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한 조각 한지(韓紙)에 詩를 쓰며 풍류를 즐긴 곳을 찾아 내 그 곳을 유람하고 싶다고 했다.
난 지명이 적힌 도표와 지도를 복사해서 보관하였다. 여행길에서 그 곳에서 쉬어가며 점심 도시락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 생각을 하면서 하늘이 열린 오늘, 개천절 오후 집앞 공원에 왔다. 햇빛(光)과 가을 바람(秋風)과 물(水)을 즐기는 홍엽, 오리, 잉어들이 노니는 공원을 산책하면서 뜬금없이 이곳에도 고풍스런 정자나 누각 하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 평택 소사벌엔 백성의 배고픔을 알고 납세 제도를 개혁하고자 한 김육의 대동법 시행 비(碑)가 있다. 평택 시장에게 '배다리 정자' 신축을 건의해볼까. 삼성전자로 세수가 넘치는 평택의 관백(官伯)이 지역사를 알고 시민의 진정한 행복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인물이면 세워 줄만도 한데..
연말이면 도로만 파헤쳐 아직도 쓸만한 보도를 새로 까는 관행을 줄이고 도서관과 지역사를 알리는 시설들이 들어서야 지역민들이 좋아하고 표도 줄 것이다. 그러고보니 총선도 얼마 남지 않았네.

20231003,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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