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씌어진 이름
'물로 씌어진 이름' 제 2권에선 책머리에 화보와 함께 2권의 내용중 주요 사건 요약글을 먼저 소개한다.
요약글을 접하니 2권에 담긴 전체 글을 읽은 느낌이고 구체적인 사건을 통한 당시의 국제정세와 역사 흐름의 맥락을 쉽게 읽을 수 있게된다.
이 또한 일종의 讀先感으로 그 요약글 일부를 잠깐 소개해본다.
1. 1942년 1월 1일, 미영러중과 우방 및 망명정부들까지 26개국이 서명한 '연합국 선언'이 발표되었다. 이승만의 외교 노력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미승인국이라는 이유로 '연합국 선언'에 서명하지 못했다.
2. 미 정보조정국은 추축국이 점령한 나라의 주민들을 위한 해외 라디오 방송 '미국의 소리'를 출범시켰다. 이승만, 김구 등 민족지도자들의 연설들을 조선에 송출하는 사업도 계획했으나 미 국무부는 승인하지 않았다.
3. 1942년 2월 16일 영국군이 지키던 싱가포르가 일본군에 함락되었다. 진주만 공습으로부터 불과 70일 뒤였다. 살아남은 영국군 포로들은 다른 지역이나 일본에서 강제노역에 동원되었다. 가장 악명 높은 것이 영화 '콰이강의 다리'로 온 세계에 알려진 타이-버마 철도 노역이었다.
4. 1942년 3월 11일, 미국은 일본계 미국인들의 재산을 동결하고 11만 넘는 사람들을 강제로 이송해 수용소에 가두기 시작했다. 한국계와 대만계 미국인들도 일본계로 분류되어 재산을 빼앗기고 수용소로 끌려갔다. 이런 부당한 인권 유린 행위를 미국은 1988년에야 인정하고 보상했다.
5. 1942년 2월 27일, 워싱턴에서 '한인자유대회'가 열렸다. "한국인들은 단합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회의가 그런 불신자들과 회의론자들에게 대답하게 합시다. 한국 국민들의 단합을 보여주게 합시다" 이승만은 개회사를 하며 1919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1회 대회를 떠올렸다.
6. 1942년 4월, 네덜란드령 동인도를 장악한 일본군의 다음 목표는 인도양 진출이었다. 일본군 기동부대는 실론 습격작전에 성공했으나 전략적 요충인 실론을 점령할 여유는 없었다. 그러는 동안 미국의 일본 본토 공습 계획이 구체화 되고 있었다. ('둘리틀' 일본 본토 공습은 1942년 4월 18일 시행되어 미국 시민들의 사기를 단숨에 드높였다)
7. 미군 전투정보국이 도청한 일본 해군의 전문에는 'AF'가 자주 나왔다. 그것이 미드웨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 확증은 없었다. 전투정보국이 미끼 전문을 던졌다. "미드웨이 담수화 시설 고장". 다음 날 "AF 담수화 시설 고장"이라는 일본군 전문이 탐지되었다. 다음 공격 목표가 미드웨이임이 확실해졌다.
8. 일본 해군 수뇌부는 미드웨이 해전 패전 사실을 숨기고 조작된 결과를 국민에게 알렸다. 이로써 전쟁을 합리적으로 이끌 기회가 사라졌다.
9. 1932년 일본은 만주국을 세우면서 청의 마지막 황제였던 부의(溥儀)를 수반으로 앉혔다. 일본은 물론 조선에도 '만주 붐'이 일었다. 이 무렵 조선도 역동적인 현대사회로 진입하고 있었다.
10.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는 추축국과 연합국 간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1942년 10~11월, 몽고메리가 이끄는 영국군이 이집트의 엘알라메인에서 롬멜의 독일군을 물리쳤다. 온 영국 국민이 갈망해 온 첫 승리였다. 러시아군은 1942년 11월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스탈린그라드를 포위, 이듬해 2월 2일 독일군의 항복을 받았다. 1943년 7월 10일 미군과 영국군이 시칠리아에 상륙하자 이탈리아 지도부는 무솔리니를 체포하고, 9월 3일 무조건 항복 문서에 서명했다.
11. 1943년 11월 27일 '카이로 선언'에서 미국의 루스벨트, 영국의 처칠, 중국의 장개석은 처음으로 한국 독립을 공언했다. 그러나 이어진 미영소의 테헤란 회담에서 스탈린은 "한국인들은 독립된 정부를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므로, 40년가량 후견 아래 두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상기 2권에서 소개되는 역사적 사건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구체적인 년도와 날짜, 사건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면 복습공부가 됨은 물론 지적 자극이 더해진다.
이 책은 이승만 개인의 단순한 전기적 성격이 아닌 나라의 운명과 관련된 개인의 숙명, 국제정세를 포함한 역사의 순환성을 그린 소설일 것이라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제 1권을 읽고 더욱 그러한 생각을 갖게되었다.
요약글중 특히 8번의 글에 나의 시선이 간다.
"전평시를 막론하고 국민에게 사실을 숨기거나 조작하여 발표하는 정부에겐 승리나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있다"
20231104, Song s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