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이어진 인연

도보사랑 2024. 2. 3. 18:30

이어진 인연

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한 줄의 글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어제 잠을 청하기전 나의 머릿속을 헤집던 한 단어가 다시 벌떡 일어나 검색창을 누르니 그 단어를 따라 나타난 친구의 블로그 글이 나타났지요.

송구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지난 날 나에게 학문적으로, 사상적으로 많은 배움을 준 친구.

친구는 여전히 학자로서, 史家로서, 시인으로서, 화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그의 글 서고(블로그)에 담겨 있었습니다.

블로그 구독 신청을 먼저하고 단 숨에 몇 개의 글을 읽어내려 갔습니다. 친구 고향과 아내의 고향에서 시화전도 열었네요. 사가로서 역사의 현장으로 사료채집의 걸음도 많이 했고, 최근엔 시집과 자서전도 출간했네요.

발간한 시집 이름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시집의 표지 그림도 본인이 직접 그렸다.

친구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바람에 실어 살아왔지요. 연구소에서 함께 근무할때 그런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친구는 시집 서문에서 말합니다. "모든 장르의 글이 다 그렇듯이 詩 또한 정직하지 않으면 詩가 아니다". '사람으로서 어질지 아니하면 예가 바른들 뭐 하냐'는 공자의 말을 빌어 "사람으로서 정직하지 않으면 詩를 써서 무엇하랴"라고 말합니다.

송구한 마음으로 자서전 출간을 축하하여 보낸 톡에 친구는 반가운 마음을 보내왔습니다.

"곤고하고 외로운 길이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게 살려고 노력한 60여 년, 내가 살아온 인생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했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은 살지 못했어도 결코 비굴하거나 얍삽하게는 살지 않았다. 배신도 많이 당하고, 굶어보기도 하고, 꿈이 좌절되기도 했지만 결코 영혼은 무너지지 않은 나의 삶, 또 다시 새로운 돌파의 출발선에 서면서 나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고자 했다. 극도의 혼돈에 휩싸여 있는 이 나라가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지 우국충정의 고심도 담았다. 성원해주시면 나머지 인생길에 힘이 배가되겠다"

나는 답했다. "자서전 낸 것 축하하네. 서박사처럼 올곧고 잘 살아온 삶이 있을까? 서박사야말로 진정한 학자요, 사가요, 인간적인 사람이었기에 옆에서 많이 배웠지요. 자서전 문고에서 판매하면 시집과 함께 사서 보겠네. 다시 한번 진솔한 인생정리 축하하네"라고

글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의 무성의에 잊혀져간 옛 친구를 다시 이어준 좋은 아침!

20240203, Song s y
- 삼각지 가는 전철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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