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작약

도보사랑 2024. 5. 13. 00:07

작약

일주일 전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림 그리기다. 유화나 수채화가 아닌 붓펜과 색연필로 옛 화가의 그림을 마치 필사(筆寫)하듯이 스케치한 후 붓펜으로 그려보는 것. 민화나 풍속도를 그리고 싶어 먼저 신윤복 그림을 연습으로 그려본다. 그리는 시간 동안엔 잡생각 없이 집중할 수가 있어서 참 좋다. 아내는 핸드폰 만지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그림 그림기가 보기 좋다며 앞으로도 계속 붓펜을 가까이하면 좋겠다고..

며칠전부터 꽃 좋아하는 아내가 전북 임실 작약축제에 가보자고 조르더니 오늘 늦은 시간에 '평택호 부근 마안산 작약밭이 좋다'는 아파트 맘카페 소식을 접하고 얼른 가자고해서 늦은 시간(18시)에 그림 그리다말고 다녀왔다.

마음 넉넉하게 보이는 작약밭 주인, 61년 전에 태어난 이곳에서 꽃나무 키우며 살고 계시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작약밭에 직접 데리고가서 꽃, 재배 과정, 향후 농장을 더 키울 계획 등 여러 말씀을 하신다. 집 정원엔 직접 만든 분재외 황금소나무, 다육, 패랭이꽃, 셀렉스, 잔듸꽃 등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인심이 후하셔서 차(茶)도 내 놓으신다. 내년 더 넓은 땅(인접 지역에 작약밭이 또 있다)에서 본격적인 작약행사를 계획하고 있으니 꼭 다시 오라고.

오늘 본 작약은 600여평의 땅에 심은지 4~6년 됀 꽃들. 꽃을 공짜로 몇 송이 주시기에 사가지고 가겠다고 하니 한송이에 500원만 달라고. 만원 드리니 아직 꽃봉오리 열리지않은 것으로 20송이 이상을 주시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시간. 평택호, 아산만 방향으로 지는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해질녘 노을만큼이나 짙은 향기를 뿜어낸 작약과 꽃밭주인장. 주일 늦은 시간에 가져보는 소소한 행복감이다. 행복은 꽃, 사람으로부터 오는가보다.

꽃꽂이하는 거실에 작약 향기가 그윽하다. 그림 그리기를 잠깐 접고 다녀오길 잘했다. 임실 안가고 아내 소원도 풀어준 운 좋은 하루.♡

20240512,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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