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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열매

도보사랑 2024. 6. 6. 18:22

보리수 열매

오늘은 현충일. 올핸 현충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추모하기로. 기상하여 조기를 게양하고, 아침 10시 울려퍼지는 사이렌 소리에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께 묵념을 올렸다.

인간의 유한한 생명에서 나라가 위태로울 때 바친 숭고한 죽음, 그 용기와 희생이야말로 생에서 가장 값진 것,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길일 것이다. 안중근 의사, 이순신 장군, 그리고 전선의 고지에서 마지막 총알의 감각이 손가락끝을 스쳤을 무명용사들..

배미농장 보리수 열매를 땄다. 작은 나무에 빨간 열매가 호국영령들의 붉은 충정처럼 주렁주렁 열려있다. 우리 땅의 보리수 나무는 키가 작은 뜰보리수 나무. 석가모니가 그 아래에서 득도했다는 우람한 인도 보리수 나무가 아니다.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지 못해도 붉은 열매들은 무게를 이기지 못할 만큼 달려있다. 한 알 따서 맛을 보니 시큼하면서 달다.

호국의 달 6월에 붉은 열매를 맺는 보리수. 생노병사의 인간사에서 어떤 삶, 어떤 죽음이 값진 것인지 알게 해주는 붉은 보리수.

아내는 내가 알레러지성 잔기침이 있는지라 효능이 있다는 보리수청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그 마음이 고맙지만 속으론 오래 살아도 가치있게 죽지 못하면 헛사는 것이라고..

보리수 옆 호두나무도 열매를 맺었다. 2주전에 심었던 고구마와 참깨도 잘 자라고 있다. 모든 생명은 제 위치에서 기꺼이 내어주며 가치를 더할 때 숭고하고 값진 것.

20240606, Song s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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