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2011. 7. 20-21)동안 하동을 다녀왔다. 섬진강변을 걷고 싶었기에 무작정 떠났다. 아침 08:01분 왜관역 출발 무궁화 열차를 타고 동대구, 동부버스정류장에서 고속버스로 진주까지, 다시 진주역에서 하동까지 열차로 갔다.
(언제나 내 마음의 고향 진주)
오후 14:30분경에 하동역에 도착하여 수수로 만든 술빵 1개와 생수를 사들고 악양 평사리를 향해 섬진강변을 걷기 시작했다. 섬진강 뚝방이 조성되어 있는줄 알았으나 왠걸 잡초만 무성하고 길은 이어져 있지 않았다. 햇빛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에 매연 뿜어내는 차도로 걸을수 밖에 없었다. 간간이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광을 위안삼아 평사리까지 약 30리길을 걸었다. 약 3시간 30분정도 소요되었다. 평사리 입구에 도착하니 공원 안내원이 최참판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들판길을 가로질러 가면 시간을 단축시킬수있다고 하였다. 평사리는 높은 산을 배경으로 앞으론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수로를 통해 그 물을 끌어 광활한 들판에 벼를 경작하는 옥토의 땅이었다.
(강변에 조성된 평사리 공원)
(최참판댁에 가기위해 평사리 들판을 가로질렀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박경리의 토지문학비가 나를 맞이하였다. 대하소설 '토지'를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소설속의 주인공들, 윤씨부인, 별당아씨, 최치수, 서희, 김길상등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다. 시간나면 완독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최참판댁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주인공들의 체취를 느끼기 위해....
(박경리 토지 문학비, 서희와 길상이가 안내하고 있다)
(최참판댁 입구)
(최참판댁 뒷마당)
(길상이가 기거했다는 행랑채)
평사리에서 화개 쌍계사까진 시외버스를 탔다. 저문 시간에 걸어서는 도저히 쌍계사까지 도착하지 못하겠기에, 다리도 아프고...쌍계사 초입 길손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허기진 배는 지리산산채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해결했다. 샤워후 TV MBC뉴스 시청후 바로 취침. 걷고나면 맑은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깊은 잠을 잘수있다. 피곤해서라기 보다는 생체리듬이 그렇게 만드는것 같다. 선선한 산속 새벽 공기를 느끼면서 06:00에 눈을 떴으나 07:30분경에 민박집을 나섰다. 쌍계사는 조선 5대 사찰중의 하나, 신라시대부터 유명선사들의 도량이며 여러차례 중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가람을 갖추었다. 사찰 뒷편에 고창스런 서고(불교관련 주요 목판과 서적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해인사에 보관하고 있는 팔만대장경 다음의 규모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쌍계사 일주문)
(불일폭포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쌍계사)
이번 하동 섬진강 답사의 주요 목적지인 불일폭포로 향했다. 쌍계사에서 약 1시간의 거리였다. 산행 중간중간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과 울창한 숲은 아침공기를 더욱 신선하게 만들어주었다. 불일폭포옆 암자인 불일암은 사진으로 찍지는 못했지만 법정스님이 잠시 도량으로 사용했던곳으로 알고있었기에 제법 긴 시간을 머물렸다. 불일암 마당에서 바라본 두 소나무사이로 펼쳐진 운무의 광경은 신선의 세계 그 자체였다. 불일폭포는 처음 와본곳.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판에는 고려 희종때 보조국사 지눌이 폭포옆에서 수도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지리산 10경중의 하나로 좌측의 청학봉과 우측의 백학봉사이의 협곡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60미터에 이르며 주변의 기암과 괴석이 장엄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처음가본 불일폭포, 장대하고 섬세한 느낌이었다)
불일폭포를 처음본 감상을 정호승의 다음의 시로써 대신하고자 한다.
불일폭포
정 호승
떨어져 죽어야 사는것이다.
물보라를 이루며 산산조각으로
떨어지고 또 떨어져 죽어야 사는것이다.
떨어져 죽어도 울지는 말아야 하는것이다
떨어져 죽어도 뒤돌아보지는
어머니를 부르지는 더더욱 말아야 하는것이다.
저 푸른 소에 힘차게 뛰어내려 죽지않으면
저 검푸른 용소에 휩싸여
한천년 부대끼며 함께 살지않으면
흐를수없는 것이다.
산과 들을 버리고
밑바닥이 되어 멀리 흘러가지 않으면
흐르는 물처럼 언제나 새롭게
살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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