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

연날리기

도보사랑 2012. 2. 9. 08:52

아직 강변 매화꽃 움틈이
찬바람을 이기지 못할 즈음,
청죽 다듬어 가볍게 늘린
사각의 얼굴에 둥그런 눈을 만들고
귀퉁이 뿔마다 끈끈한 사금분 바른
색동옷 입힌 방패연 하나,
정월 대보름 바람 부는 날
송액(送厄 )을 머리에 달아
창공에 훠이훠이 날려 세상을 살피게 한다
팽팽한 외줄에 매달린
유리알의 이빨이 하늘높이 반짝거린다
그때마다 달려드는 구름을
쌩쌩하게 막아내는 슬기로움,
바람길 피해 오르는 요술 곡예에
태양이 깃발을 올린다
승천하는 방패연,
오직 너의 춤으로만 새로운
천국의 봄을 설레게 할것이다.

- 박종영 님, '연날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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