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산행

사람의 행복과 만뢰산 산행 (2018.3.3)

도보사랑 2018. 3. 4. 12:59

사람의 행복과 만뢰산 산행(2018. 3. 3)

 

휴일아침 카톡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카친님이 우리보다 2시간반 늦은 시간대에있는 미얀마에서 보내온 감동의 글이었습니다.

 

미얀마 산하(山河)를 주유(周遊)하면서 보고 느낀 문명의 소리, 인간적 삶의 모습,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대한 감상의 글이었습니다. 장문의 글로서 이루 다 소개할순 없지만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고자하는 미얀마 사람들의 착한 심성, 진실로 행복한 삶이 무엇인가를 깨달을수 있었다는 글입니다.

 

" 미얀마에서는 백엽상 크기 정도의 목재로 된 그늘막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세워놓고 그 안에 20리터 쯤 되는 진흙으로 빚은 단지에 물을 담아서 물컵을 함께 놓아두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4계절이 거의 여름이다시피한 열대지방에서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목이 말랐을 때 물을 마실 수 있게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훈훈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을의 귀퉁이에 있는 나뭇가지들에는 벼 이삭 다발이 매달려 있는 것을 흔히 목격합니다. 들판에 곡식이 없는 시기에 날아가는 새들이 쪼아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 역시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미얀마인들의 수준높은 정신세계를 엿볼수 있습니다.

 

자연과 동화되어 더불어 살아가려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삶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미얀마인들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물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미얀마에 와서 터득함으로써 이제 저도 비로소 조금씩 철이 들고 있습니다.

 

오지의 섬에 살면서 그들의 눈에 비친 제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녁 시간이 되면 동네의 청년들이 새우나 게, 조개 등 바다에서 잡은 것들을 가지고 저에게로 옵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가슴과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됩니다. 하늘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총총한 별들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지구 상에 천국이 존재한다면 이곳이 바로 천국(天國)이 아닐까 싶습니다. "

 

미얀마에서 천국을 발견한 카친님의 아름답고 행복한 삶, 그 모습을 보내준 것에 감사해하며 길을 나섰습니다.

 

生居鎭川, 물맑고 살기좋은 고장 진천에서 제일 높은 만뢰산(671m)에 올랐습니다. 진천은 집에서 멀지않고 최근 언론에서 올림픽 선수촌이 있는곳으로 소개되었으며 2년전 유명한 농다리에도 와보았기에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보탑사~만뢰산~갈미봉~만뢰산~보탑사로 원점복귀, 약 8km, 4시간의 산행이었습니다. 만뢰산 정상엔 아직 눈이 녹지않았지만 산행길은 군데군데 질퍽거렸고, 따스한 봄기운에 새파란 이끼들이 돋아나고 수목들은 조금씩 물기를 머금은 자태입니다.

 

미얀마에서 전해준 행복, 사람사는 모습이 이곳 만뢰산에도 생명의 탄생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권력, 명예, 부에서 오는것이 아니고 살아움직이는 노동에서 발견하는 조그만 기쁨임을 알게됩니다.

 

살아 움직이는 노동, 그것이 지속되기 위해선 내가 좋아하는 대상을 계속 가슴에 품어 나가야 할것으로 봅니다.

 

복귀길에 만뢰산 자연생태공원과 태령산아래 위치한 김유신장군의 탄생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삼국통일의 대업을 달성한 김유신은 부친이 이곳 진천땅 태수로 와서 태령산 기슭에서 아들을 얻었고 그 태를 태령산 정상에 묻었다고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물 연보정과 태실은 지금도 잘보존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발견한 행복, 만뢰산을 걸으며 나의 조그만 기쁨으로 키워보았습니다.




* 집에서 코란도차로 보탑사 주차장으로 이동 (유류값, 톨비 2500원), 복귀는 천안을 경유, 국도로 왔다. 약 1시간 거리.




 보탑사다. 삼국,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기록은 없다. 현대식으로 중건한 모습이다.


 보탑사 안쪽, 내밀한 공간으로 무엇하는곳인지 모르겠다. 입구 반가사유상이 인상적이다.


 3층탑인데 이것 역시 오래되지 않은것 같고, 기록도 없다. 절분위기는 산행객들이 있음에도 조용하다.


 산행길, 낙엽은 아직 퇴비가 되지않고 그대로다. 낙엽밑 눈녹음에 질퍽거리는곳이 더러 있어 미끄러지지않도록 조심하면서 걸었다.


만뢰산 정상. 멀리 연곡저수지와 태령산이 보인다. 정상에 서면 항상 기분이 좋다.


만뢰산정상 100미터전. 하산하던 남녀 산행객이 찍어주었다.


 만뢰산 자연생태공원..


 태령산 자락에있는 김유신 장군 탄생지다. 가야 가문, 금성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뛰어난 화랑이 되어 춘추와 함께 외세인 당과 싸워 통일대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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