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산 산행과 역사기행(2018. 3. 18)
오늘은 반가운 동기생들과 산행하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집사람이 준비해준 도시락을 싸들고 집을 나서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서해대교 행담휴게소엔 줄이은 관광버스에서 울긋불긋 산행객들이 쏟아져나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제1의 산행국이 되었습니다. 화장실에서 한남자가 말합니다. "난 막걸리 마시는 낙으로 산행하는데 앞으론 바다로 가야하나. "... 총선 앞두고 산행시 음주금지 규제 재검토 필요? ㅎㅎ
용봉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학오름 동기들 교우하여 단박에 정상 올랐습니다. 병풍바위~용바위~악귀봉~용봉산 정상(381m)~최영장군 화살터~휴양림입구로 하산한 원점복귀 약 6Km, 3시간 반의 산행이었습니다.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덕산면에 걸쳐있는 용봉산은 가히 남한의 금강산으로 불리우만 합니다. 기이한 바위들과 우거진 소나무숲, 그 어울림이 멋스럽습니다. 이곳 내포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복받은 분들입니다. 솔향기 맡으며 삽삽개, 용, 물개 등 각종 형상을 하고있는 바위들을 오르는 산행을 자주 할수 있으니...
근데 정상에서 인증샷을 하고 충남 도청사를 내려다보니 그 즐거움이 조금 반감이 되더군요. 정치와 혁명에대한 큰 야망을 꿈꾸었지만 인간이 덜된 안희정때문에... TV에 비친 도지사 관사도 용봉산 자락에 있다고 합니다. 수려하고 힘찬 기운이 넘치는 용봉산이 오염되지 않았음 좋겠습니다.
하산후 전 동기들과 헤어져 인근 남연군묘와 추사고택을 찾았습니다. 예전부터 찾고 싶었던 장소였습니다. 가야산 아래 덕산면 상가리에 위치한 남연군묘, 마을 입구 도착전 넓고 그윽한 느낌이 드는 옥계저수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묘는 좌우측 산자락을 안으며 조그마한 언덕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연군은 인조의 셋째아들 인평대군의 6대손으로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아버지입니다. 왕족이었지만 안동김씨 세도에 눌려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못한 이하응이 왕권을 회복하고 정권을 얻기위해 지관의 말을 듣고 명당자리에 아버지의 묘를 이장한 것입니다. 묘를 이장후 이하응이 아들 명복을 얻어 13년후 명복이 고종 황제로 등극했으니 과연 길지의 발복때문인지... 오페르트 사건, 조선과의 통상교섭에 실패한 독일인 오페르트가 남연군묘 도굴을 시도한 사건입니다. 남연군사체와 부장품을 가지고 흥선대원군과 통상문제를 흥정하려했지만 흥선대원군의 쇄국양이와 천주교 탄압만 가중되었습니다. 세계정세의 흐름을 타지못했던 조선의 운명, 흥선대원군은 가문의 복은 받았지만 치국의 복은 얻지못한 것입니다.
추사고택은 김정희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곳입니다. 김정희의 서체보다는 추사체속에 숨어있는 김정희의 정신을 찾아보기위해 갔습니다. 김정희는 청의 고증학에 영향받아 實事求是를 추구하신 분입니다. 사실을 밝혀서 진리를 추구하며 자기 삶에 충실한 분으로 제주도와 북청에서 약 10여년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실사구시의 정신을 완성시켰습니다. "실제 있는 일에서 올바른 이치를 찾는다." ...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 말입니다. 제자 이상적에게 준 세한도에 그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한시에 능한 친구가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흐린 날씨에 막걸리 한사발 마시고 보내온 한시와 해석 글입니다.
耳順之情(나이 이순에 느끼는 인생)
"나이들어 인생을 돌아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부귀영화도 모두 한갓 꿈결속이요, 온갖 근심걱정도 까짓것 한바탕 웃어버리니 날아 가더이다.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법이라네.
지금 그대와 같이 있는 이가 가장 소중 하느리라.
인연이란 본래 어찌한다고해서 뭔가 되는걸 넘어서 있는 것이외다.
어떻게 하려고도 하지말고 어떻게 하지 않으려고도 하지마시게.
모든걸 흐르는 물처럼 순리에따라 지내세."
오늘 인생을 공부한 산행과 역사탐방입니다.
싱싱 서해대교
삽살개바위다. 근데 내눈엔 돌핀같이 생겼다.
물개바위. 물개등위에 앉아 사진 찍는 아주머니들이 많다. ㅎ
충남도청이다.
아직은 살아있는것 같다.
소나무아래 내포... 멋있게 개발되어 푸른 기운이 살아나는곳이 되었음 좋겠다.
언제나 반가운 학오름 동기들. 많이 걸어 오래오래 함께 가자.
정상에서 인증샷. 줄서서 10분 기다려 찍었다.
기암절벽이 멋있다.
남연군묘 가는길 옥계 저수지다. 넓고 그윽하다.
남연군묘. 가야사라는 절을 불태우고 석탑자리에 묘를 썻다고 한다.
추사고택 사랑채... 수묵향기 그윽하고 따뜻한 차로 손님들을 맞이했을것이다.
추사집안 대대로 사용했던 우물. 추사를 낳고나서 뒷산 나무들과 물이 생기가 넘쳤다고 한다.
추사 김정희묘.
세한도에 제자에 대한 사랑, 실사구시 정신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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