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포항, 구룡포(2018. 8. 20, 월)

도보사랑 2018. 8. 21. 11:04

포항, 구룡포(2018. 8. 20, 월)

 

학술회의 참석차 영일만 구룡포에 내려왔다. 오는길에 들렀던 포항 Posco, 조국 산업보국의 상징이다. 심야인데도 푸른 조명등을 배경으로 쇠를 녹인 용광로 굴뚝의 하얀 연기는 깊고 푸른 바다위로 다양한 구름을 만들어낸다. 구름의 모양이

鐵路같기도하고, 전선으로 향하는 대포, 총기의 모양같기도하다.

 

등소평은 한탄하면서 말했다. '우리에겐 왜 박태준 같은 인물이 없냐'고. 지금의 중국대륙을 뒤덮는 산업연기는 포철의 용광로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일본에서 돈과 기술을 도입하여 영일만에 쇠공장을 세웠듯이...

 

구룡포 방문은 처음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가가와현 어민들이 이곳에 진출하여 많이 살았다. 1900년대 모습을 간직한 일본인거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항구의 낮은 구릉지에 있었던 일본神社는 없어지고 대신 구룡포 어민들의 풍어와 안전조업을 기원하는 용왕당이 세워져있다. 아홉마리 용은 어민들 삶의 수호신인것이다.

 

학술회의전 찾은 시장 골목길에 있는 원조 모리국수집, 구룡포의 모리국수는 생선 몇토막과 콩나물을 넣어 얼큰한 맛을내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모리교수가 생각난다. 이곳 구룡포 골목시장엔 거친 파도를 헤치고 파랑의 세월을 국수처럼 풀어낸 아름다운 삶의 주인공들이 아직도 살아숨쉬는 느낌이다.

 

친구의 초대로 참석, 구룡포 지역 향토사를 이야기하는 한일 학술회의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음 좋겠다.



 

 

 

 

 

 

 

 

 

 

 

 

 

 

 

 

 




'여행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타키나발루로...(2018. 10.5~9)  (0) 2018.10.10
한양 남산에서..(2018. 8. 31, 금)  (0) 2018.08.31
속리산 법주사(2018. 5. 27, 일)  (0) 2018.05.31
퇴계 이황(2018. 5. 20, 일)  (0) 2018.05.31
2018. 4. 4(수), Praha  (0) 2018.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