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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디데스의 함정(2018. 8. 23, 목)

도보사랑 2018. 8. 24. 11:18


투키디데스의 함정(2018. 8. 23, 목)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썬 아테네의 역사학자이며 군인이다. 그는 전쟁의 역사와 국제관계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명문장을 하나 남겼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이후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통칭되면서 신흥세력의 부상과 이를 도전으로 인식하는 기존 지배 세력간의 충돌은 불가피한것으로 해석한다. 투키디데스는 당사국들의 직접적인 의도가 무엇이든,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을 대체할 정도로 위협적일 경우에 그에 따른 구조적 압박이 무력충돌로 이어지는 현상은 예외적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법칙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역사학자들은 역사상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15세기말 포르투칼과 에스파냐의 충돌, 17세기 중엽 네덜란드와 영국의 충돌 등 총 16개 사례가 있으며 이 경쟁 사례중 12개의 경우가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오늘날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주목받는것은 중국의 부상때문이다. 중국의 잠재적 힘과 관련하여 나폴레옹은 '잠에 빠져있는 중국을 깨우지마라. 중국이 깨어나는 순간 세상이 뒤흔들릴것이다'고 했고, 리콴유는 '중국은 이제 역사상 가장 큰 행위자(Actor)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의 세계패권에 실질적인 힘으로 도전하는 신흥세력인지, 신흥세력이라면 12/16의 확률에 가까운 미국과의 전쟁은 불가피한것인지, 지금 전개되고 있는 무역충돌은 무력충돌의 전초전인지... 어느 명석한 석학이 다양한 자료를 기초로 명쾌하게 예측해주면 좋겠다.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당시 스파르타와 아테네가 전쟁을 하게된 주요 동인으로써 물리적, 외교적, 군사적요인보다는 두 행위자의 심리적 요인, 즉 이해관계, 두려움, 명예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이점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유사점을 간과해서는 안될것같다. 자기 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공통된 야심에따라 행동한다는 점, 상대국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가장 주된 방해물로 여긴다는 점, 자신의 독특한 리더십 능력에 자부심을 갖고있다는 점 등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려움의 성격에대한 분석도 필요할것 같다. 아테네의 부상으로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처럼 미국은 지난 몇년간 중국의 부상에대해 과연 실질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인가? 지금의 대중국 경제제재가 2차세계대전전 미국이 일본에 가했던 경제봉쇄처럼 전쟁으로 이어지는 잠재요소적 성격을 띄고 있는것일까...

 

미국과 중국사이에 끼인 우리나라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에 끼여있었던 도시국가 코린토스, 코르키라, 메가라와 비슷하다. 북도 마찬가지다. 특히 노예를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아테네가 경제제재를 가한 메가라는 북이 처한 입장과 유사하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속에서 약소국가가 살아남을수 있는 길을 찾는 지혜가 절실하다. 동맹의 관계라면 신뢰에 금이 가지않도록 경거망동 하지않는것이 우선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