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 산행(2018. 8. 25, 토)
광덕산(699.3m)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중 하나로 천안~ 아산~공주지역에 걸쳐있는 산이다. 산아래 천안쪽 광덕면 上寺마을엔 신라 자장율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인 廣德寺가 있다. 광덕사가 유명한 이유는 고려 충렬왕때 재상 류청신이 원나라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호두나무 열매를 가져와 광덕사 경내에 심어 "호두나무 시배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천안 호두과자가 유명한 이유이다.
광덕산 골짜기가 시작되는 上寺마을은 구한말 의병활동의 근거지였고 김옥균과 백범 김구가 한때 은신했던 장소였다고 한다.
풍운아 김옥균은 공주 정안면에서 태어났다. 일찌기 상경하여 과거에 급제한 엘리트 김옥균은 박규수의 개화사상에 영향을 받아 박영효, 서광범, 서재필등과 구조선을 파괴하고 신조선을 건설하고자 갑신정변을 주도했다. 일본공사 다케조에의 약속 불이행과 청 원세계의 개입으로 거사가 3일천하로 끝나고 일본으로 피신, 망명생활을 하다 상해에서 자객 홍종우에게 암살되어 양화진에서 능지처참되었다. 옥균이 주장한 三和主義, 한중일 삼국의 공존과 화맹을 통해 서양침략에 대항하고 아시아를 부흥시키자는 주장은 이후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에 명분을 주고 이용당하기도 했지만 안중근의 동양평화사상과 맥을 같이하는 시대를 앞선 생각이었던것만은 분명하다.
산행은 광덕사~헬기장~광덕산정상~장군바위~상사마을로 하산한 약 9Km를 걸었다. 솔릭 단비로 수목들이 생기가 넘치고 돌배나무의 열매도 싱싱하게 영글었다. 광덕사 경내에 들어서니 보살님들이 음식공양을 하느라 분주하다. 산행객들에게도 열무국수와 떡을 선사한다. 오늘 사찰의 무슨 행사인가 보다. 산행길은 계단길이 많았으나 그렇게 가파르지는 않았고 간간히 비가 내려 촉촉하게 젖은 기분으로 이 고장이 배출한 명사들(김정희, 김옥균, 한용운, 김좌진, 윤봉길, 윤보선 등)을 떠올리면서 걸었다. 폼페이오의 방북취소도 향후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를 생각해보면서..
정상에서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조망은 언제나 시원하다. 목이 마를때즈음 마주치는 산약수는 귀한 생명수로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목구멍으로 넘긴다. 하산하여 피로해진 다리의 근육을 풀수있는 계곡물... 모든것을 베푸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다. 올라갈땐 보지 못했는데 아주 작고 소담스럽게 보이는 원두커피숍을 발견했다. 꽁지머리를한 청년 바리스타가 핸드드립으로 제조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의 향이 참좋다. 산을 좋아하는 청년은 이곳이 좋아 숍을 열었고 산행객들이 원할때 뜨겁고 찬 커피를 포트에 담아준다. 물론 포트는 하산후 반납이다. 커피와 세상사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 금방 흘러간다.
아직도 입안에 머물고 있는 원두의 향기를 머금고 집으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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