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
서일본호우(西日本豪雨)가 일본을 강타한 2018년 7월, 산간 곳곳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이 폭우로 처참하게 파괴됐다. 물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민주당의 간나오토 정권이 부랴부랴 탈원전 정책을 벌이면서 태양광 발전을 도입한 이래 여러 차례 호우로 태양광 패널 단지가 파괴된 적은 있었지만 2018년에는 아주 치명적이었다.
데일리신쬬는 7월 26일 “서일본호우가 빚어낸 태양광에너지라는 인재”(西日本豪雨が浮き彫りにする「太陽光エネルギー」という人災)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태양광 에너지 정책에 대해 심층비판 기사를 게재했고, 재해지역인 코베의 현지 신문 등 여러 매체들이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태양광 발전시설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서일본호우의 영향으로 효고현(兵庫県) 히메지시(姫路市)에서는 경사지의 태양광발전시설이 3600평방미터애 걸쳐 무너졌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 바로 아래에는 주택가와 국도가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주민들은 과거에도 비가 올 때마다 조마조마했고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면서 국토교통성(国土交通省)과 패널을 설치한 업체에 항의했다. 현지주민들은 고비용에다 환경을 파괴하는 태양광 패널을 정부가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히메지시 산사태에 앞서 7월5일에는 산요신칸센(山陽新幹線)선로 옆의 태양광 패널이 무너져 신칸센 운행이 중단됐다. 이곳에서도 부실공사라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코베시는 패널설치 규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아사히 신문은 2018년 7월 14일자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이 수몰되면 감전위험이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고 경제산업성(経済産業省)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경제산업성은 주의사항으로 “호우로 태양광 패널이 떠내려 오면 맨손이 아닌 고무장갑이나 장화를 착용해야 하고, 부서진 패널은 시트로 덮어 차단해 감전되지 않도록 할 것, 물기가 빠져도 습기로 인해 불이 날 가능성에도 주의 할 것” 등을 적시했다.
태양광 패널은 호우뿐만 아니라 돌풍에도 취약하다. 2015년 6월 15일에는 군마(群馬)에서 돌풍으로 태양광 패널 2000장이 한꺼번에 부서졌고 같은 해 8월 25일에는 후쿠오카현(福岡県)야나가와시(柳川市)의 공장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150장과 구조물이 태풍으로 솟아올라 민가에 추락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태양광 패널이 이렇게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간 나오토 정권이 재생에너지라고 태양광 발전을 보급하면서 전력의 고정가격매입제도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을 정부가 보장한다고 하니 태양광 사업자와 토지를 보유한 이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남아도는 땅만 있으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이가 늘면서 쿄토시(京都市) 후시미구(伏見区)에는 골프장이 있던 곳에, 코토부(京都府)에서는 이데쬬(井手町)라는 곳의 차(茶)밭 일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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