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자(2019. 1.10, 목)
제주도의 3多중 마지막 여자(해녀)를 만나기위해 나섰지만 좀체 보기가 힘들다. 바닷가로 갔지만 찬바다물에 물질하는 해녀는 한명도 없다. 푸른 청보리밭 같은 화산대지엔 겨울초를 수확하는 나이든 아낙네만 드문드문 보인다. 겨울엔 휘~휘바람불며 물질하고, 물항아리 어깨에 맨 제주 해녀들을 볼수없는가보다. 대신 여자만큼 아름다운 동백꽃을 다시 보러갔다.
休愛里, 2월까지 동백축제가 열린다기에 갔는데 화려하고 붉은 꽃잎들은 대부분 떨어졌다. 동백도 해녀처럼 귀하고, 애타게 찾는 이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관광객들을 끌기위한 복돼지들과 거위들의 재롱 이벤트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온 손주들이 환호한다.
항파두리 항몽유적지로 갔다. 개경에서 강화도~진도~제주도로 이동하며 몽골군에 저항한 삼별초의 흔적이다. 역사엔 김방경, 혼도의 여몽연합군에 대항한 배중손, 김통정장군의 이름이 나온다. 이곳 항파두리에서 김통정이 진도에서 이끌고온 수만명의 삼별초군이 토성을 쌓고 2년 6개월간 저항하였다. 그 기개와 애국심이 살아있는듯 하다.
곽지해수욕장엔 새파란 바닷물이 흰파도를 일으키며 멋진 겨울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바닷가의 해수온천탕 정도는 아니지만 모래사장옆 노천욕탕은 해수욕철 모래와 짠 바닷물에 젖은 몸을 충분히 씻어줄수 있을것 같다. 해안에 늘어선 카페에서 마셔보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의 향도 좋다. 바다를 보았기에 오름을 오르기위해 내륙으로 이동...
난 좋아하는 능선, 새별오름에 오르고자 했으나 집사람은 말을 타고 싶어했다. 오름의 초입에서 사진만 찍었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오름에 오르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도 그들 무리속의 일부분, 보물 제주섬을 좋아하는 한사람임을...
말등에 올라탄 집사람의 모습이 프로 기수같다. 초원을 가로질러 숲속으로 약 25분간 말을 타고 돌아온 집사람은 상당히 흥분되어 있었다. 집사람이 내가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어했던 전생의 제주 처녀였던가보다. 항몽의 역사가 끝나고 몽골인들이 풀어놓은 160여필의 말들과 친숙한 여정을 함께하며 바람과 돌을 사랑한 여자 마부였던가보다. 제주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여자로 가슴에 새겨보았기에 이번 제주여행은 잘 마무리되었다.
3多의 보물섬 제주에서 바람과 돌, 여자를 만나본 3박 여정으로 나의 머리는 맑아졌다. 이곳저곳으로 바래다준 Rent 愛馬, Ray도 수고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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