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여행(2019. 7. 11, 목)
부여 궁남지에서 연꽃축제가 있다기에 오후에 내려갔다. 집에서 멀지않은 거리다. 역사공부를 하기위해서가 아니라 부여의 분위기, 느낌을 받기위해서..
백제 최대의 인공연못 궁남지엔 다양한 종류의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가을이 오지 않았음에도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도 피어있다. 여기에선 꽃보다도 사랑이야기를 음미해보는것이 좋다. 널리 알려진 서동과 선화공주 사랑 이야기 말이다..
"매일 산에서 마(薯)를 캐며 생계를 유지했던 백제 동자 서동(薯童)이 어느날 市場에서 신라 진평왕의 세째딸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선화를 아내로 삼기위해 신라 서라벌로 가서 소문을 퍼트렸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정을 통하고 서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간다'
쫒겨난 선화공주앞에 나타난 서동, '공주님, 제가 소문을 퍼트린 서동입니다'
용기와 진실에 반한 선화, 백제 무왕의 아내가 되어 백년해로 했네. "...
사랑을 얻기위해선 지혜와 용기, 진실이 필요한것 같다.
부소산성 사비길을 걸어본다. 가을 홍엽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소문나있다. 낮은 구릉같이 보였으나 들어서니 숲은 깊었다. 나당군에 쫒겨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몸을 던져 꽃이 된 궁녀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집안 할아버지 우암 송시열이 절벽바위에 낙화암이란 글을 썬것으로 보아 사실에 가까운것 같다. 조금 아래 고란사, 고란사의 종소린 듣지못했지만 백마강 유람선에선 역사해설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고즈넉한 저녁무렵 백마강가로 퍼졌을 종소리, 그 울림을 마음속에 담아본다. 고란사 약수,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영부인이 6.25 전쟁중에 이곳을 방문하여 약수를 마신 사진이 걸려있다. 전쟁의 와중에 지도자의 한모금 목축임, 백제의 전쟁역사가 이어지는 느낌이다.
짙은 녹음이 이어지는 태자숲길을 걸었다. 군데군데 산성의 흔적이 있다. 서늘한 바람도 불어와 백제 태자들이 이곳에서 어떤 걸음(말을 탔을것도 같다)을 했을지 상상해보는 유유자적함을 가져본다.
산성에서 나와 한눈에 바라보는 부여 시가지, 조용한 시골마을 같은 분위기다. 큰 건축물들이 들어서지 않았음 좋겠다. 문이 클로즈 되기전에 정림사지를 찾아 급히 모습만 담았다. 사비백제의 모든 정신과 혼, 염원이 담겨있는 탑의 모습이다.
사관학교 동기생중 백제역사, 특히 백제부흥사를 깊이 연구한 친구가 있다. 다음엔 친구의 강의를 토대로 박물관과 능산리고분도 방문해보고 싶다.
반나절 오후의 짧은 걸음, 그래도 공주와 또다른 느낌을 가져본 부여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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