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산행(2019. 3.17, 일)
오늘 학오름 대부대가 광교산에 올랐습니다. 전체 36명이 3개 진(출발지점 : 광교저수지, 경기대, 수지구청)으로 편성되어 중간지점에서 서로 합류하면서 형제봉~시루봉(582m)~종루봉~창성사로 약 10Km를 걸었습니다. 산행거리가 짧다고 생각한 친구 수0이는 이른아침 산행의 역방향인 서울 양재 청계산에서 출발하여 7개 능선을 넘어 5시간 19Km를 걸어 시루봉에서 합류했습니다. 산에 영혼을 바친 영원한 산사나이 입니다. 멀리 창원, 진해, 청도,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들도 대단합니다. 새벽에 KTX타고 올라와 짧은시간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자한 그 정성에 봄맞이 산행은 더욱 빛이 났습니다.
광교산(582m)은 예전 광악산으로 불리웠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를 정벌하고 개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임시 행궁을 설치하여 병사들을 위무하다 광악산 정상에 빛이 내리는 광경을 보고 부처님의 자비, 교훈이 내렸다하여 光敎山으로 개명했다고 합니다. 병자호란의 역사도 있군요. 전라병마절도사 김준룡이 병사를 모아 북진하여 청태조의 사위 양고리를 이곳에서 척살했는데 조선 정조때 화성 축조를 주도한 재상 채재공이 김준룡의 이러한 공을 기리고자 기록을 남겼다고 합니다.
산은 가파르지 않고 긴 능선길이 계속되나 수원과 용인을 경계로 도시속 깊고 넓은 면적에 자리하고 있어 오늘도 산을 사랑하는 산행객들의 발걸음이 힘찹니다. 집게와 큰 비닐봉지를 들고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산행하는 한 산행객을 보면서 고귀한 시민정신을 생각하게 됩니다. 국민들의 대표인 국회의원들도 저분 만큼의 시민정신을 가진다면 한국사회는 무한히 발전해 나갈텐데...
산행하면서 학오름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는 대부분 40여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을 가르쳤던 선생님들과의 에피소우드, 대학입시를 앞두고 치열하게 공부했던 이야기, 간간히 이웃 여고생들과의 풋풋한 사랑이야기... 흘러간 세월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산을 찾고, 남은 시간들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자 다짐하고 꿈꾸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월 대모산, 2월 북한산을 산행하고 오늘 이렇게 대부대가 광교산을 찾은 의미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우리의 추억이 살아있고, 삶이 헛되지않고, 자연속에서 자신을 찾고자하는 소박한 꿈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태백의 정기 서려 마제에 맺고, 남해의 푸른 물결 합포에 치니 찬란한 오천년의 뒤를 이어서~~~" 건강하여 교가에 서린 우리의 꿈을 마음껏 펼쳐나갔음 좋겠습니다.
오늘 산행을 이끌어준 이곳 유명 한의사 김00(일명 YS)친구가 너무 수고했네요. 지난주 사전 답사와 오늘 맛있는 식사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각개 진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기동과 집중, 시간 안배, 전투지원을 함으로써 완벽 작전을 수행한 리더십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역시 현역 복무자는 뭔가 다릅니다.
멀리서 온 친구들 조심해서 내려가시고 4월 남한산성에서 봅시다.^^
~평택가는 전철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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