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산행

대모산, 구룡산 산행(2019, 1. 20, 일)

도보사랑 2019. 1. 21. 15:06

대모산, 구룡산 산행(2019. 1. 20, 일)

 

학오름 동기들은 새해 첫산행으로 수도 한양의 둘레산인 대모산, 구룡산에 올랐습니다. 약 3시간, 7Km의 거리를 걸었습니다. 고도 300m 안팎의 낮은 구릉지같은 산이지만 서울 시민들이 자주 찾는곳입니다. 분당선 전철내엔 산행출발점인 수서역으로 향하는 남녀산행객들이 많이 보였고 오전 10시 전후로 산행을 시작하는군요.

 

大母山(293m)은 산의 모양이 마치 늙은 할미의 모습같다하여 할미산, 大姑山으로 불리우다 인접 내곡동에 태종 헌인릉이 자리잡자 어명으로 대모산으로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九龍山(306m)은 임신한 여인이 하늘로 승천하는 열마리의 용을 보고 놀라 소리치자 그중의 한마리 용이 땅에 떨어지고 나머지 아홉 용이 하늘로 올라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땅에 떨어진 한마리 용은 인간에 이로운 물이 되어 오늘날 양재천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반도 산천엔 전설과 신화가 넘칩니다. 우리 삶 구석구석에 민간신앙으로 자리잡은 구수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고달프고 힘든 오늘의 삶을 위로하고, 부모와 자녀간 사랑과 친지이웃간 결속을 강화하는 모멘텀이 되는것 같습니다. 어릴때 이불속에서 이런 전설과 신화를 들으며 꿀잠에 빠져들었던 우리들 세대입니다. 자녀들에게 옛이야기들을 많이 해주면 상상력이 커질것 같습니다.

 

산행하면서 친구가 조선역사상 家禮와 喪禮에 가장 뛰어난 지식을 가졌던 촌은 유희경에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선조때 천민으로 태어나 임진란당시 의병활동으로 면천받았고 독학으로 공부하여 평민상으로부터 국상에 이르기까지 유희경의 손을 거치지않으면 안될 정도로 상례에 아주 뛰어났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뜻을 품고 열심히하면 세상이 알아주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유희경은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중의 한사람인 이매창과의 사랑이야기로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기생 이매창이 천민출신 유희경을 사랑한 명시, "梨花雨에 흩 뿌릴제"가 도봉구에 있는 유희경-이매창 시비에 적혀있다고 합니다. 이매창이 지은 시집은 고향 부안근처 변산반도 개암사에 목판으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도봉산에 오를 기회가 있으면 시비를 보고 사랑의 명시를 감상해보고 싶습니다.

 

학오름 친구들과 자연속 산을 오르면 이런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듣고 공부하며 상상해보는 재미를 느낍니다. 나의 마음을 비우고, 동행자의 생각과 마음을 받아들이는 산행은 이래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