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면 아산 영인산을 찾는다. 휴양림입구에서 상투봉~깃대봉을 거쳐 영인산의 정상 신선봉(363m)까지 이르는 길이 그렇게 가파르지않고 가을향기 국화, 억쇠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폰에 담을수 있어서 좋다. 산중턱엔 백제초기에 축조된 산성이
있고 6.25전쟁후엔 미군 관측 시설도 있었음은 이곳이 서해안 아산지역 사방을 조망, 감제할수있는 전략적 요충지임을 말해준다.
정상 신선봉에 올라 배모양의 나무데코 전망대에 서서 사방을 내려다보면 조선 1590년대 부터 오늘날까지 흘러온 역사의 물줄기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1592~98 임진, 정유재란 당시 나라를 구한 영웅 이순신은 이곳 아산 외가댁에서 무장의 꿈을 키웠고 무능하고 어리석은 왕의 질투와 시기, 모함에도 구국의 일념으로 치열하게 살았고 죽어서는 영인산 동측 어라산에 묻혔다. 발아래 누런 논을 가로질러 살포시 드러내는 어라산은 죽어서도 살아있는 불멸의 산이다.
1894년 아산만 입구 풍도 앞바다에서는 일본함대와 청의 함대가 충돌했다. 정확하게는 일함대가 청의 함대를 공격,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되었다. 당시 일의 지휘관은 이후 러일전쟁에서 러의 발틱함대를 격파하고 이순신을 가장 존경했던 도고 헤이하치로, 청은 방백겸 제독이다. 1,0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은 육전에서도 이곳에서 가까운 성환에서 일육군에 대패하여 평양으로 물러났다.
근~현대의 흔적으로 이곳 아산엔 김옥균의 유허지, 윤보선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바다를 막아 논과 평야, 공단을 건설한 아산방조제, 삽교방조제와 서해대교, 현대제철소를 바라보면 한국경제의 동맥이 아직은 살아움직이는 느낌이다.
평택천이 아산만으로 흐르는 팽성지역엔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가 있다. 그 언저리 평택천 건너 고덕엔 최대의 반도체 기지 삼성전자가 있다. 국가가 존재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축인 안보와 경제의 심장이 위치하고 있는 곳을 한눈에 바라볼수있는 이곳 영인산은 역사의 눈이다.
영인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역사의 강물, 그 흔적들을 가슴에 담아볼수 있다는것, 가을이 준 선물이다.
'즐거운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숨은벽(2019. 10. 31, 목) (0) | 2021.10.20 |
---|---|
단한번의 여행(2021. 10, 17, 일) (0) | 2021.10.19 |
관악산 산행(2019. 9. 15, 일) (0) | 2019.09.17 |
8월의 아차산성에서...(2019. 8. 11, 일) (0) | 2019.08.13 |
청계산 산행(2019. 7. 21, 일) (0) | 2019.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