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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익어간다는것(2021. 10. 24, 일)

도보사랑 2021. 11. 5. 09:59

가을에 익어간다는것

고성산 저녁노을이 아름답다. 한낮 중천에 걸렸던 해도 이렇게 저물어가는 순간이 제일 아름답다. 붉게 익어서 넘어가기에 내일도 변함없이 떠오른다.

어제 친구아들의 결혼식에서 친구는 아들에게 말했다. 너를 키울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이제서야 지난 행복을 느껴보는 아빠의 삶도 어느새 익어간것이다.

휑한 가을걷이 논을 바라본다. 가을햇살에 여물었던 벼는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고개를 숙였고 날카로운 낫에 몸전체를 내어주었다.
벼도 그렇게 익어간것이다.

나도 익어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는것같다. 아직도 세상탓, 집착, 편견, 노욕, 몸의 움직임마저도 나의 마음속 가시밭에 머물고 있기에..

익어간 사람을 만나고, 느낌이아닌 행동하는 사랑을하고, 하루를 살더라도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삶을 살면 나도 익어갈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