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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와 순교의 의미(2021. 11. 3, 수)

도보사랑 2021. 11. 5. 10:06

납세와 순교의 의미

오후에 부동산일을 보러 아산 인주면쪽으로 갔다가 여유가 생겨 이곳 공세리성당을 찾았다. 도로 군데군데 구르는 낙엽과 가을단풍이 聖地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해준다.

아산시의 서북쪽에 위치한 인주면은 아산만을 바라보면서 좌우로 평택강(안성천)과 곡교천을 끼고있어 옛날부터 충청도지역 주요 곡물과 해산물을 실어나르는 수운의 중심 포구였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곳의 옛이름 밀두리가 주몽의 아들 비류가 남하하여 최초로 정착한 미추홀이란 설도 있다.

성당입구
큰 돌무덤들이 작은성벽을 이루면서 창고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곳은 공진창 (貢進倉)이라하여 조선시대에 조정으로 납세하기위해 충청도의 곡식들을 수운으로 운반하여 집산한 곳이라한다. 그래서 지역이름도 공세리(貢稅里)로 명명되었던것같다. 공진창앞 6개의 비석엔 당시 조세의 안정적인 수납과 운송 책무를 다한 해운판관들의 덕행과 선정이 기록되어있다.

조정에 납세하기위해 백성들의 땀인 곡식들을 집산한 이곳에 1922년 서양식 천주교 성당이 들어섰다. 그 이전 1860년대 중반 대원군의 병인박해땐 이곳 천주교 신자들이 참수를 당한곳이기도하다. 인접한 당진 솔뫼가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것도 예사롭지않다. 일찍부터 천주교와함께 서양문물이 들어온 중국과 가깝고 수운이 발달한 지리적 이유이었을것이다.

공세리성당은 백성들이 흘린 땀방울의 산물인 납곡(納穀)을 집산하고 천주교인들이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위해 목숨을 바친곳이다. 백성들이 국가의 평온과 미래 안정된 삶을위해 흘린 땀과 만인 평등을 위해 종교적 신념하에 기꺼이 목숨바친 피가 함께 스며있는 곳이다.

작금의 대선 후보자들은 이곳 공세리성당을 찾아 백성들의 땀과 피의 의미를 되새겨보았음 좋겠다. 통치하는 왕과 조정을 믿고 기꺼이 납세한 백성들의 땀, 평등사회를 믿고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킨 순교의 피가 무엇을 의미하는것인지..

난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힘들게 일하여 납부한 세금을 함부로 사용하지않고 국가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위해 노력하는 후보에게 한표 던질것이다. 이곳에 공세리성당이 세워진 종교적, 역사적 의미가 가슴에 와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