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일주

거제 동백꽃(2022년 새해)

도보사랑 2022. 2. 20. 11:54

거제 동백꽃(2022년 새해)

임인년 새해다.
입춘을 3일 앞두고 남도의 동백은 꽃망울을 터뜨렸을까, 신선대 바람의 언덕엔 여전히 찬 바다바람이 풍차를 돌릴까, 해금강 낙조의 색감은 어떨까..

자주 찾지는 않았지만 이런저런 추억이 있는 거제도.
삼한시대엔 변한에 속해있으면서 독로국으로 불린곳이다. 철의 제국 가야인들은 배를 타고 가덕도를 거쳐 견내량을 통해 북서쪽 사등쪽으로, 아님 물길이 부드러운 동쪽 장목해안을 따라 지세포쪽으로 내려왔을것이다.

고려땐 제주도와 함께 말(馬)을 방목했고, 조선 숙종땐 통신사절단이 부산포가 아닌 물길이 비교적 순한 이곳 지세포에서 대마도를 거쳐 왜로 건너갔다는 교린의 역사기록도 있다.

견내량을 바라보면 순신이 鶴의 날개를 펴고 대첩을 거둔 해전을 상상하게 된다. 가덕도 방향의 칠천량은 주인을 잃은 조선수군이 적에 궤멸되어 겨우 12척만이 살아남아 원해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떠올리게한다.
한양에서 피와 살을 도려내는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됀 우리 역사의 참 영웅은 천리 길을 걸어 고흥으로 내려와 칠천량에서 살아남은 12척으로 울도목의 기적을 이루었다. "살고자하면 죽을것이고, 죽고자하면 살것이다", "臣이 있는한 적은 함부로 넘보지 못할것입니다".. 기적은 이런 정신에서 탄생되는것.

발닿는 곳에 오면 쥐꼬리만큼 아는 과거 사실에 홀로 취해보는 상상의 나래다.

구조라에서 바라본 외도와 해금강의 아름다운 저녁노을, 학동 해변에서 발견한 모나지않는 몽돌의 둥근 삶,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에 붉게 핀 동백꽃.

임인년 새해엔 동백꽃보다 더붉은 충무공의 충절이 만백성의 마음을 움직여 나라가 정상화되고 웅비하는 새역사를 썼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