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한나절 여행(2022.11.20,일)
"이곳에 오면 모든것이 소생한다"는 부안 來蘇寺, 사찰입구에서부터 짙은 木香을 뿜어내는 전나무숲이 참 좋다. 만추 가랑비가 내리거나 눈꽃송이 휘날리는 깊은 겨울이면 숲의 향기가 더 짙을것같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보단 수령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능가산을 등진 사찰로 향하는 터널숲이 來世의 삶으로 이끄는 느낌이다. 템플스테이 문구도 이런 의미를 담고있다. "Rebirth, Wish everyone refresh your mind & body"
내소사는 백제 무왕때 창건되었다. 백제 제30대왕 무왕은 마(麻)를 캐던 서동으로서 신라 선화공주와의 사랑이야기 주인공이다. 신라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위해 절치부심하면서도 궁남지를 만들어 연꽃을 키우며 부인과의 사랑을 꽃피운 왕은 그때 창건한 이곳 내소사에도 왔을까? 인접 개암사(開巖寺)가 비슷한 시기에 창건되었고 무왕의 아들 의자왕때 나라가 무너진후 부흥운동을 일으켰던 곳, 주류성이 개암사를 둘러싼 산성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무왕은 이곳 부안의 두 창건 사찰에도 분명 행차했을것이다.
내소사는 개암사와함께 임진란때 소실되었다가 조선 인조때 함께 중수되었는데 병자호란의 치욕을 겪은 인조의 시대에 사회재건, 소생을 꿈꾼 백성들의 염원이 사찰중수에 영향을 미친것같다.
소생(蘇生)은 지금도 꿈꾼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부흥과 쇠락, 흥망, 재건의 역사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물자가 풍부하여 배고픔을 모르고 자유를 만끽하는 天下泰平의 시대가 장기간 지속되는것이 民福이다.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고 안정적인 경제공급망과 국방을 튼튼히하여 내외부위협을 제거하면 현대의 민복(National welfare)은 가능할것이다.
변산반도의 서쪽 끝자락 격포에 있는 채석강은 신당서에 나오는 "李白醉採石"이라는 문구에서 언급되는 지명이다. 채석강은 술에 취한 이백이 강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죽은 곳, 중국 장강 동쪽 안휘성지역에 있는 강이다. 이 채석강이 한반도 변산에도 있다. 강이 아닌 바다에 있다는것이 다를뿐이다. 변산 바다는 지구의 생명과 함께하며 긴 세월 층층이 퇴적 절벽을 쌓았다.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층으로 썰물시 바다바닥은 공룡의 발자국처럼 홈자국 투성이다.
詩聖의 무위자연적 죽음을 강이 아닌 이곳 바다에서도 기리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삶이 늘 자연과 함께하며 행복을 추구해왔다는것을 말해준다. 중국 장강이 아닌 변산의 바다에 달이 비치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서해로 넘어가는 저녁노을을 보기위해 오는 사람들이 채석강의 유래를 알면 아마 달빛 고요한 밤, 특히 한산도의 밤처럼 기러기 나는 달밤에 많이 찾을것이다.
지난 92년 이곳 격포앞바다 섬 위도에서 낚시를 하고 돌아오다 배가 침몰하여 유명을 달리한 육대동료의 슬픈 사연도 있는곳이지만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엔 자연과 역사를 품은 아름다운곳이 즐비하다. 새만금, 줄포, 곰소, 직소등 지명만 들어도 가고싶은 마음이 다가선다. 적벽강 노을길, 해넘이 솔섬길 등 부안 변산 마실길 코스가 8개나 있다. 젓갈음식도 풍부하다. 돌아오는 길에 간수뺀 천일염 20 Kg과 갈치속액젓 5Kg을 사가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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