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기원에서 미래의 전쟁까지 한권으로 읽는 전쟁의 세계사"로서 저자는 영국 엑서터대학교 역사학가 명예교수인 Jeremy Black. 2022. 5. 25일 초판이 발행되었다.
1. 전쟁의 기원
- 싸움은 인간사회의 불가경한 구성요소다. 정신적 특성(집단사냥과 전투에 있어서 언어를 통한 소통능력과 도구 혁신)과 신체적 특성(땀을 흘리면서 동시에 이동할수 있는 능력), 이런 특성을 활용해 기회를 증진하는 능력때문에 전쟁기술이 발전했다. 크고 작은 싸움의 핵심요소는 조직의 성격보다는 싸움의 의지에 있었다. 무력충돌 이야기는 종교가 존재해온 유구한 시간과 연관될뿐만아니라 인류만큼 오래됐고 사실 인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 전쟁과 초기국가
- 트로이 전쟁에 대한 서사시인 "일리아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쟁담중 하나다. 사원보호구역은 초기 도시의 핵심요소였다. 메소포타미아(이라크)의 니푸르에서는 기원전 2100년경부터 사원에 방벽을 세웠다. 가장 오래된 청동검은 기원전 3000년 이전에 오늘날 터키지방에서 만들어졌다. 말(馬)은 일찍이 기원전 4000년경 흑해 북부에서 가축화되어 기원전 1700년 경에는 새로운 무기체계인 전차에 활용되고 있었다. 군사사에서도 전쟁의 환경들, 인류학들, 사회학들, 경제학들에서 끌어온 가정들을 거듭 대조해보아야한다. 전쟁의 세계는 하나가 아니었다. 독특한 지리적 패턴과 더불어 문화도 일종의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여 독특한 변이를 한층 더 강화하는데 한몫했다.
3. 이집트, 아시리아, 페르시아
- 철기를 군사에 체계적으로 활용한 최초의 제국은 아시리아였다. 공성과 철기무기에 능한 아시리아는 기원전 671년 멤피스, 기원전 663년 테베를 점령하여 이집트의 도시를 점거하는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그 힘은 점차 약해지는 중이었다. 아시리아는 기원전 7세기말 바빌로니아 반란을 일으키고 메디아의 페르시아가 발흥하면서 멸망했다.
4. 초기 중국에서의 전쟁
- 시안에 있는 진시황(재위 기원전 221-210년) 능 부근에 묻힌 병마용은 수천점에 달하는 실물크기의 병사와 말 모형을 통해 오래동안 유지된 권력을 증언하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처럼 기원전 7000년경 중국북부에서 행해진 대규모 농경도 무력 충돌과 국가건설에 자원을 제공했고 이 둘은 밀접하게 연결되어있었다. 기원전 3000년경 중국 북부평야에는 성벽을 두른 거주지와 금속무기가 등장하였고 기원전 2500년경 성벽도시가 나타났으며 기원전 1800년경 황허강 유역에서 상(商)왕조의 도시문명이 발전하였다. 기원전 2000년대 전차와 합성궁, 청동으로 창끝을 댄 극(戟)과 창이 발달하였는데 이중 전차는 기원전 1200년경 중앙아시아에 전래되었다.
- 주나라(기원전 1050 -기원전 256년경)이후 전국시대(기원전 404 - 기원전 221년)에는 서로 경쟁하던 제후들이 쇠약해진 주나라를 무시하고 결국 멸망시켰다. 그리고 석궁과 같은 무기가 발전하고 훈련된 대규모 보병 진형(陳形)이 활용되면서 대규모 교전이 벌어졌다.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秦)나라의 사회 군사체제는 정복을위한 체제였지만 이후 한나라로 넘어가면서 국내정치와 사회구조가 나라의 응집에 이바지하는 체제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변방지역 흉노적은 큰 도전이었다. 한나라이후 진(晉)나라(기원후 266 - 420) - 호북의 16국(304 - 439) / 양쯔강 유역의 5호(동진, 송, 제, 양, 진)을 거쳐 수나라(581 - 604년)에 이르기까지 변방지역의 오랑케에 대해선 기미정책(고삐를 느슨하게 매면서 중국 지배영역으로 편입되겠금 하겠다는 정책)을 폈다. 당(618 - 907)과 송(960 - 1127)을 거쳐 13세기에 중국은 몽골에 정복된다. 몽골은 흉노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고 군사사의 주된 테마이기도한 정착농경사회의 지속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중략)
5. 강대국간의 대결
- 강대국간의 대립은 무기시스템 역량간에도 일어나지만, 동중국해와 남중국해같은 특정 분쟁지역, "접근 견제"무기의 잠재적 사용 가능성등 서로 다른 무기시스템간 균형, 대리전과 대리 세력을 통한 영향 범위 확대등을 둘러싸고 벌어지기도 한다. 이중 분쟁지역을 둘러싼 대립은 군사훈련을 통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2년에 한번씩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해왔는데 2020년도에 포함된 상륙훈련은 중국이 동중국해 센카쿠열도를 점령할 경우 탈환할 의지가 있음을 표시하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접근 견제" 무기는 특히 주로 항공모함을 겨냥하는 지상기반 미사일이지만 원격제어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자율 드론 군집으로 대체할수도 있다. 이러한 혁신의 전파는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일어났던 혁신에 견줄수 있지만 이제는 세계를 "축소"하는 무기, 먼저 치고 나오지못하는 이들의 기회를 더욱 극적으로 줄일수있는 무기가 구상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억지력은 불확실하다. 2010년대 중반이후 전쟁 - 특히 중국과 미국간 충돌 - 계획의 강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이 계획은 대칭(유사한 무기, 시스템, 방법, 목표)과 비대칭, 경쟁과 충돌을 고려해야한다. 또한 대칭과 비대칭의 잠재적 상호 작용은 냉전때와 비슷하게 불확실한 만큼 계획 메트릭스의 일부다.
6. 결론(저자의 전쟁을 보는 관점)
- 저자는 전쟁을 서구중심적 시각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한다. 아프리카, 에스파냐 정복이전 라틴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 기존 전쟁사에서 다루지 않거나 간략하게 훓고 지나가는 지역의 군사사에 대해서도 한장씩 할애한다. 또한 저자는 국가나 문명권 사이에 군사역량 위계가 있다는 가정에도 비판적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종종 나오는 단어가 "합목적성" 또는 "목적 적합성"이라는 말이다. 한 예로 중국이나 오스만 제국에서 서양만큼 요새 축성에서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군사역량이 뒤처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외부 공격에 덜 노출되는 환경이었고 전략적 우선순위가 달랐기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둘째로, 이책은 전쟁사에서 전술, 작전, 전략차원을 뚜렷이 구분하고 전쟁사를 무기와 전투기술 역사로 환원하는것을 경계하며 동맹과 배신의 역할, 국제정치의 역학, 국가 행정 및 병참지원 역량 등 전략적 측면을 조명하는데 힘쓰고 있다. 일례로 에스파냐의 라틴 아메리카 정복, 영국의 인도 식민화 등 제국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군사 역량만큼 중요한 구실을 한것은 바로 일부 현지인의 조력이었다. 나폴레옹과 제2차 세계대전시 독일군을 두고 종래 군사사에서 이루어져온 평가에 대해 저자가 가하는 비판도 이런 전략 차원 관점에 기반한다. 청나라가 유목 제국으로부터 위협을 평정하고 전성기를 이룩할수 있었던 것은 비옥한 영토에서 나온 농업 생산력을 변방의 병참 지원으로 연결하는 행정력 덕분이었다. 전쟁의 흐름을 바꾼 특정한 "결정적 전투"에 집중하기 보다 여러 전투를 전체적으로 놓고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것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이후 현대전으로 넘어와서 오늘날 우리가 마치 현대전의 원형처럼 인식하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이 실은 매우 이례적인, 전무후무한 형태의 전쟁이었으며 1990년대 이후 사상자나 병력 규모로 볼때 국가 내부 분쟁이 국가 대 국가의 정규전을 압도 했음에도 종래 군사사 서술의 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신선한 대목이다. 그리고 제 1,2차 세계대전 사이 각국 정부들이 닥쳐오는 전쟁의 가능성과 위험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비했는지를 논의하는 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러 대 미국의 세계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눈앞에 둔 현재 상황에도 강력한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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