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산행(2023. 2.17, 금)
작년 연말(12. 29) 방배동 만다린에서 북부군 송년식사가 있었다. 그날 새해 봄이 오는 소식이 들릴때 봄맞이 산행을 하자고 약속했다.
북부군은 나의 고교 반(3-9반) 모임인 삼구회에서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사는 친구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상대적으로 고향근처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친구들은 남부군으로 부른다. 삼구회는 년 2회 봄, 가을에 주로 운동할수 있고 풍광과 먹거리가 좋은곳에서 모임을 갖는데 4년전 일본 아소산에서의 환갑모임은 좋은 추억을 남긴 모임으로 기억된다.
오늘이 만다린에서 약속한 그날이었기에 충남 면천에 위치한 아미산(349.5m)을 찾았다. 남부군중 두 친구가 대구, 포항에서 올라와 사실상 중부군이 된 총 7명이 아미산 정상에 오른후 다불산(321.3m)을 돌아 약 14,000보의 걸음을 걸었다.
지난해 얼었던 산길은 따뜻한 봄날씨에 약간 젖은 낙엽위 부드러운 촉감이었고 이름모를 푸릇푸릇 봄싹들이 움트고 있어서 우리들의 마음에도 봄이 온 것 같았다.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는 주로 산행이 주는 즐거움, 건강, 지난 고교시절 추억 이야기들이다. 멀리서도 달려와 함께 걷고자하는 마음이 아름답고, 나보다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서 나를 비우고 또 비우는 즐거운 대화다.
정상에서, 구름다리에서 담아보는 우리들의 모습은 소중하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에세이 책에 쓰여진 작가의 詩가 생각났다.
"풍경에 사람이 담기면 / 김재식
아름다운 풍경은
그 모습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사람이 담기면
생기가 있는 꽃처럼
향기를 머금고 살아난다.
시간은 그렇게
셔터를 누르는 순간으로 기록되지만
사진 한 장에는
그날의 온도와
당신의 숨 내음이 묻어난다.
그래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늘 당신을 그려 넣었다.
단순한 한 장의 사진에
멈춰진 숨은 감정들을 담는다.
풍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당신이 있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는 장고항 삼남매횟집에서 간재미무침, 아나고조림,
숭어회로 맛있게 먹었다.
금년 전체 봄모임은 4월에 1박 2일로 단양 월악산 제비봉에서 갖기로 했다. 충주호 장회나루에서 배를 타고 구담봉 방면에서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것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다. 개인적으론 퇴계와 두향의 사랑스토리가 깃든 곳이라 다시 가고싶은 곳이다. 즉석에서 결정하여 고향 김회장님의 승인도 받았다.
친구들은 오늘 찍은 사진을 오래동안 간직할 것이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풍경이기 때문이다. 진달래 짙게 물드는 4월의 그 날을 기다리세.